포항교육청 "시기상조…구조진단 결과 두고 여러 방안 검토 중"
재난안전포털서 대피소로 지정했던 흥해초 오히려 피해 커 폐쇄
(포항=연합뉴스) 이덕기 한무선 기자 = 포항 강진으로 피해를 본 흥해초등학교가 시설을 폐쇄한 가운데 포항 지역 일부 학교에서 조기 방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아직 조기 방학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흥해초는 이달 18일부터 학교 시설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공사에 들어가 학교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20일부터 5일간 휴업을 연장한 후 1∼4학년 학생은 인근 흥해남산초, 5∼6학년 학생은 달전초에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정부가 지진 발생 시 주민들이 대피하도록 '옥외대피소', '실내구호소'로 지정해 국민재난안전포털을 통해 공개한 곳이다. 하지만 이달 15일 규모 5.4 지진 당시 기둥이 무너지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시설 폐쇄 대상은 아니지만 휴업을 연장한 학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 휴업을 1주일 연장한 장성초등학교는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일부 기둥에 큰 결함이 있는 것으로 진단받았다.
천장재가 일부 부서져 학생들이 석면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주말 동안 방진 작업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애초 20일 하루만 휴업을 검토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휴업 1주일 연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학생 안전이 염려돼 휴업을 또 1주일 연장해야 할지, 조기 방학을 해야 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초 학부모 대표들은 조기 방학 필요성 등을 논의하고 있다.
포항 지역에서 조기 방학을 검토하는 학교는 4∼5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기 방학 문제를 놓고 일선 학교와 교육청 간 이견이 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보는 관점과 건물 안전을 진단하는 전문가 견해가 다를 수 있다"며 "조기 방학하려는 학교는 분산배치 검토 대상 시설물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교 구조진단 결과를 놓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기 방학은 시기상조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휴업하지 않은 학교에서는 이날 학생들이 결석하기도 하는 등 분위기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한 40대 주부는 "가족 주거환경이 파탄 난 상황이라 휴업이 끝나더라도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가족이 서로 떨어지지 않고 아이가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여야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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