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 군용기들이 이틀 연속 대만 인근 상공을 비행하면서 대만측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만 일각에서는 양안 통일을 천명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중국 공군기들이 잇따라 출현한 데 대해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를 정례화하는게 아니냐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는 20일 일본 방위성을 인용, 중국 공군의 훙(轟)-6 전략폭격기 4대, 윈(運)-8 수송기 1대, TU-154MD 정찰기 1대가 전날 대만 동북부 해상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군용기는 미야코(宮古) 해협을 통과한 뒤 동경 123도를 지나 북쪽 동중국해로 비행했다. 이들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이틀전에도 중국군 TU-154MD 정찰기 1대가 대만 북쪽 동중국해에 출현해 미야코해협을 통과했다. TU-154MD는 중국이 러시아산 투폴레프 TU-154M 항공기를 개조한 정찰기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경계 및 감시 태세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공식별구역 감시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 7월 이후 모두 11차례나 대만 인근에 출현했다.
대만 언론은 지난달 제19차 당대회 이후 중국 군용기가 처음으로 대만 인근에 모습을 드러낸 데 주목하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을 정례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훙-6 전략폭격기를 진두지휘하는 류루이(劉銳) 중국 공군항공병단장은 당대회 기간인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공군의 원거리 비행훈련을 정례화, 체계화, 실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왕딩위(王定宇) 대만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위원)은 "중국이 원양훈련을 정규화하려는 것은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디게 만들면서 대만을 마비시키려는 것"이라며 국방부에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중(揭仲)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연구원은 "당대회를 마친 중국의 원양훈련 실시는 대만 독립을 억누르기 위한 조치를 재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독립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국이 고수하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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