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Tu-22M '백파이어,' 장거리 Tu-160 개량형 잇따라 시험
푸틴 '특명'따라 가속도, 엔진ㆍ항법체계 등에 회의론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군사력 재건을 천명한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내년부터 전략폭격기 현대화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이타르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실전 배치된 지 30년이 된 가변익 초음속 중거리 전략폭격기 Tu-22M3 '백파이어'(Backfire) 성능개량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작사인 투포레프의 알렉산더 코뉴코프 대표는 이 계획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내년 중에 최신식 엔진과 항법장치를 갖춘 30대의 백파이어 개량형(Tu-22M3M) 모델에 대한 시험 비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운영 대수 62대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백파이어 개량형은 기체 수명을 35년 연장한 것 외에도 최신식 SVP-24-22 폭격조준기, NV-45 레이더, 조종석 등 통합 운영 체계로 탈바꿈한다.
엔진 역시 기존의 NK-25 대신 현존 항공기용 터보팬 제트 엔진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NK-32-02형으로 교체된다. 교체되는 엔진은 장거리 전략폭격기 Tu-160 '블랙잭'(Blackjack) 개량형인 Tu-160M2에 장착되는 것이라고 코뉴코프 대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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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 무장 성능도 개선된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AS-4 키친'(Kitchen)으로 불리는 사거리 600㎞의 Kh-22(X-22) 대함미사일 대신 개량형인 X-23을 세 발 장착한다. 마하 4.5(5천508㎞/h) 속도에 최대 사거리 965.6㎞인 X-32 미사일은 500㎏ 무게의 강력한 재래식 고폭탄두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냉전 당시 Kh-22 미사일은 미국과 영국의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도미사일 발사 전략 핵잠수함(SSBN)과 함께 '핵전력 삼각체계'(nuclear triad)로 운영해온 Tu-160의 개량형인 Tu-160M2 시제기를 이달 중에 인수해 내년 2월에 첫 시험 비행을 할 계획이다.
Tu-160M2는 최첨단 항법장치, 센서, 운영 소프트웨어, 교신체계, 능동위상배열 레이더 등을 갖췄다. 장착 화력도 막강하다. 제한적인 스텔스 성능을 고려해 2천700∼5천㎞ 거리에서 전략 목표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적재 Kh-101이나 Kh-102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순항미사일을 발사, 초토화해 위력을 과시한 Tu-160M2는 기존 기종보다 항속거리가 최소 1천㎞ 확대된 것으로 오는 2023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현재 러시아는 16대의 Tu-160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후화 등의 문제로 실제로는 절반인 8대가량만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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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5년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차세대 전략 스텔스 폭격기 제작 계획(PAK DA)이 지연되자 2015년 특별지시를 통해 Tu-160M2 기종 제작 재개를 지시하는 등 전략폭격기 현대화 계획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런 '야심적인' 전략폭격기 전력 현대화계획에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러시아 군사 문제 전문가인 미 해군 분석센터 소속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특히 백파이어 개량형 성능에 대해 비판적이다.
코프먼은 우선 백파이어 개량형의 기체가 기존 기체인 상황에서 Tu-160M2용 NK-32-02형 엔진이 제대로 가동할지 의구심을 표시했다.
또 X-32 대함미사일의 사거리는 백파이어 개량형 센서의 탐지거리를 벗어나는 나기 때문에 정밀타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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