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1.8% 전망보다 높아…실질가처분소득은 지속 하락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올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을 두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 당국보다 오히려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 경제가 2년 동안의 후퇴 뒤에 회복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올해 성장률이 2%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이달 전문가들을 러시아에 보내 실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며 "이러한 성장은 국제 유가 상승과 러시아 내부 금융여건 개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은 동시에 "중기적으로는 인구 요소와 구조적 제한, 계속되는 서방 제재 등으로 성장 속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경제가 지난 2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순성장을 이루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까지 도달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구조적 여건 때문에 2%대 이하의 저성장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었다.
IMF가 올해 러시아 성장률 전망을 지난 4월 1.4%, 지난 10월 1.8%에서 다시 2%로 높여 잡은 건 2%대 이하의 성장을 예상하는 러시아 당국의 전망과 대비돼 주목받고 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자국 하원에 출석해 "올해 GDP 성장률이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편으로 이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빠른 회복세이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같은 성장률은 경제 회복기가 거의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도 앞서 올 3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8%로 잠정 조사됐다고 밝혀 올해 전체 성장률 2% 달성이 어려울 것임을 예고했다.
IMF와 러시아 당국의 전망이 엇갈리는 데 대해 러시아 현안경제연구소 소장 니키타 이사예프는 "IMF는 전망 분석에서 주로 러시아 경제의 의존도가 여전히 큰 원자재 가격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최근 유가 상승세가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향후 유가 변동에 따라 성장률이 조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경제여건연구센터 소장 게오르기 오스타프코비치는 "GDP가 빠른 속도는 아니라도 어쨌건 4분기 연속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 실질가처분소득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3년 연속 매달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GDP 성장이 비효율적 프로젝트와 생산성 없는 지출 때문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로스스타트)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의 지난달 실질가처분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3% 줄었다.
지난 1~10월까지의 실질가처분소득도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
현재 추세라면 실질가처분소득이 올해도 4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질가처분소득은 명목소득에서 세금과 이자비용 등을 공제한 가처분소득을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해 조정한 것으로 개인 소득의 실질적 구매력을 표시한다.
러시아 국민의 실질가처분소득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국제 저유가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진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엔 0.7%, 2015년엔 3.2%, 2016년엔 5.9% 등으로 감소 추세가 확대돼 왔다.
대표적 산유국인 러시아 경제는 국제 저유가와 서방 제재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러시아의 GDP는 지난 2015년 마이너스 2.8%, 지난해 마이너스 0.2%의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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