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초 본관 철거 불가피…다른 건물도 균열 심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 15일 일어난 경북 포항 강진으로 피해가 난 흥해초등학교가 일부 건물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 학교 건물에는 내진 설계를 반영했음에도 지진에 큰 피해가 나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북구 흥해읍에 있는 흥해초등학교는 전체 학교 건물 3채 가운데 지진 피해가 큰 본관 1채를 철거할 방침이다.
흥해초는 지난 18일부터 학교 주변에 '건물 붕괴 위험으로 절대 접근금지 바랍니다'란 현수막을 내걸고서 시설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20일 확인한 이 학교는 전체적으로 지진 피해가 컸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본관은 기둥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밖으로 노출돼 있고 철근이 휜 상태란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여서 피해가 심각했다.
건물 내부에는 천장 부재가 떨어져 있고 벽이나 기둥에서 떨어진 콘크리트가 널브러져 있었다.
벽에 금이 간 곳이나 외벽이 떨어져 나가 노출된 벽돌도 많이 보였다.
다른 2채는 본관보다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벽에 금이 가거나 콘크리트가 떨어진 곳이 많다.
흥해초등학교는 20일부터 24일까지 임시 휴업한 뒤 27일부터 인근 흥해 남산초등학교와 달전초등학교에 학생을 분산해 수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본관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 지을지 기존 건물을 보수해 수업할지 등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 학교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내진 설계를 적용한 건물로 옥외대피소와 실내구호소로 지정해 놓아 내진 설계를 제대로 적용해 공사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실내구호소는 지진 피해로 주거지가 부서진 이재민을 보호하기 위해 내진 설계를 적용한 시설물이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건물이 치명적 손상을 입지는 않아서 일단 본관을 폐쇄해 철거하고 나머지 건물을 어떻게 운영할지 결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흥해초등학교는 1908년 사립 의창소학교로 문을 열어 역사가 100년이 넘은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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