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무가베 탄핵절차 착수 초읽기…최후통첩 시한 끝나가

입력 2017-11-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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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탄핵절차 착수 초읽기…최후통첩 시한 끝나가

"무가베, 조건부 사임 합의" 보도에도 아직 공식 발표 없어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37년째 짐바브웨를 통치해 온 로버트 무가베(93)가 집권당이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 내 공식적으로 사퇴 입장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탄핵 위기에 직면했다.

20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언론과 영국 BBC,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정오가 거의 다 된 시점에도 퇴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짐바브웨 집권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이날 정오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 최후통첩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이 이날 오전 소식통을 인용해 "무가베 대통령이 조건부 사임에 합의했다"고 전했지만, 그의 퇴진 가능성에 관한 어떠한 공식 발표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집권당 주도의 탄핵 절차 개시도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패트릭 치나마사 ZANU-PF 법률 담당 비서는 "무가베는 오늘 정오 퇴진 또는 탄핵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에게 최후의 경고를 하는 공식 서한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짐바브웨 참전용사협회 회장인 크리스 무츠방와도 수도 하라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가베를 겨냥해 "당신의 시간은 끝났다"며 "군은 국민과 정치가 무가베를 몰아내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그동안 퇴진에 관한 입장 표명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다.

전날 밤 국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도 "나에 대한 비판과 국민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사임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으로부터 몇주 내로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내가 그 대회를 주재할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연설로 퇴진 발표를 들을 것으로 기대했던 짐바브웨 국민 다수는 황당해 하거나 분노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짐바브웨 의회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의회 양원의 다수당인 ZANU-PF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지지세력과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여사를 지지하는 파벌 'G40'으로 나뉜 상태다.

짐바브웨 야당이 과거 무가베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집권당 내에서도 무가베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의원들이 논의 중인 탄핵 사유는 무가베 가족의 재산 축적, 측근 부패와 권력 남용, 경제 파탄 등이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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