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페스티벌서 성폭력 잇따라 행사 취소되자 '대안'으로 제안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음악 페스티벌 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성폭력을 막기 위해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남성은 참가할 수 없는 음악 페스티벌이 내년 여름에 개최된다고 현지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스웨덴의 여성 코미디언인 엠마 크니크카르는 지난 7월에 스웨덴의 유명 음악 페스티벌인 브라발라 페스티벌이 여러 건의 성폭행 사건 보도로 취소되자 남성은 참가할 수 없는 음악 페스티벌을 구상하고 "남성이 아닌 사람들만 참가할 수 있는 멋진 페스티벌을 열어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제 남성의 날'인 지난 19일에 남성 아닌 사람만 참가할 수 있는 페스티벌의 이름을 '스테이트먼트 페스티벌'로 명명하고 내년 8월 31일과 9월 1일에 스웨덴 제2의 도시인 예테보리에서 이틀간 개최하기로 했다고 일정과 장소를 확정해 발표했다.
스테이트먼트 페스티벌 준비모임 측은 어떻게 남성들의 페스티벌 입장을 막을지 등 페스티벌 운영과 관련된 세부사항에 대해선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스테이트먼트 페스티벌이 성폭력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성폭력 문제에 대한 반응"이라면서 미래에는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아 이와 같은 페스티벌이 필요 없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에서는 유명 음악 행사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엔 매년 개최하는 브라발라 페스티벌에서 4건의 성폭행 사건과 22건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최 측이 페스티벌 취소를 결정했다.
실제로 스웨덴 경찰은 지난 8월에 에마보다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10대 소녀 4명이 성폭행을 당했고 또다른 11명의 여성이 성적 유린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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