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욕설을 담은 스티커를 트럭 뒤 유리창에 붙이고 다니던 미 텍사스 주의 한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나자 주 의회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경찰 간부가 차량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사실상 공개 수배를 한 셈이어서 경찰의 체포 과정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2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 의회 론 레이널즈(민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욕설 스티커' 사건으로 구금됐던 포트 벤드 카운티 주민 카렌 폰세카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성토할 예정이다.
폰세카는 자신의 트럭 유리창에 'F*** 트럼프'라고 쓴 욕설 스티커를 1년 전부터 붙이고 다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에게도 같은 욕설이 들어있다.
레이널즈 의원은 미리 배포한 성명에서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며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지역 보안관에게 시민을 체포할 권한을 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레이널즈는 폰세카를 체포한 포트 벤드 카운티 보안관 트로이 넬스가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이 지역 보안관으로 선출직인 넬스가 지난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폰세카의 트럭 욕설 스티커 사진을 올린 데서 시작됐다.
넬스는 스티커를 붙인 주민에 대해 온갖 불평을 쏟아냈고 "이 자와 만나봐야겠다"며 제보를 요청했다. 넬스는 최근 페이스북 포스팅을 삭제했다.
이어 경찰은 욕설 스티커를 붙인 주민의 신원을 확인한 뒤 사기죄로 죄명이 적힌 체포영장을 들고 가 폰세카를 연행했다.
그녀의 남편이 보석금을 내고 폰세카를 다시 집에 데려왔지만, 경찰은 검찰에 문의해 풍기문란죄를 적용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폰세카는 트럼프 욕설 스티커 옆에 'F*** 트로이 넬스'라고 지역 보안관을 향한 욕설을 담은 자그마한 스티커를 하나 더 붙였다고 지역 언론이 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 버지니아 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이 자신의 옆으로 지나가자 손가락으로 욕설을 한 여성의 모습이 사진기자에 의해 포착됐으며, 이 여성은 직장에서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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