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스 온 힐스'에 11억 원 기증…자원봉사자 우버 무료 이용
볼보와 자율주행 차량 2만4천 대 계약·운전자 위치 파악 기능도 도입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성희롱' 파문으로 시작해 기술 절도 소송과 트래비스 캘러닉 CEO의 사퇴 등으로 창립 후 가장 어려운 한 해를 지낸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
그러나 이달 초 소프트뱅크의 110억 달러 투자 유치를 계기로 우버가 미래 지향적 비즈니스와 회사 이미지 제고 방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우버는 20일 스웨덴의 볼보 자동차로부터 자율주행 차량 2만4천 대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스웨덴과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우버는 재작년부터 볼보 XC90 차량으로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를 운영하는 파트너 관계다.
그러나 우버가 오는 2021년까지 수만 대의 차량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가 2∼3년 이내에 미전역의 도로를 누비게 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
차량호출 사업과 자율주행차의 결합은 자동차 업계의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실리콘 밸리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사업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선도하고 있는 회사가 구글과 우버다. 이미 구글은 무인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에 돌입한 상태다. 우버 역시 기술력에서는 구글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자율차 부문 웨이모가 올해 2월 우버를 '기술 절도' 혐의로 고소한 것도 사건의 개요를 넘어서 양측의 향후 시장 지배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아직 두 회사 중 어느 곳도 상용화 시점을 발표하진 않고 있다. 기술력 외에도 규제 법률의 정비, 주와 연방 당국의 허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 머지않은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차를 부르면 무인 차량이 와서 목적지로 태워가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라는 미래의 모습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리콘 밸리의 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우버에 투자한 이유는 자동차의 미래가 우버나 구글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면 자동차 회사는 우버나 구글의 하드웨어 공장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버는 또 복잡한 공항 터미널이나 공연장 등지에서 승객들이 운전자의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이날 발표했다.
승객이 앱에서 색상을 선택하면 자동차 앞유리 상단에 같은 색상의 우버 표시가 켜지도록 하는 이 기능은 복잡한 지역에서 운전자 위치 파악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우버 이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해준 것이다.
이런 기능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버가 신경 쓰는 것은 실추된 회사의 이미지 제고다.
우버는 이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세계적 자원봉사단체인 '밀스 온 힐스'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00만 달러(11억 원)의 기부금과 함께,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배달할 때 우버를 이용하면 요금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CNN은 "우버가 올해 일련의 PR 위기를 겪은 후 회사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연초에 잘못 끼워진 단추를 연말에는 바로 잡겠다는 것이 우버의 각오로 보인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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