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수처 입장' 혼선…반대 당론 속 내부 이견

입력 2017-11-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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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공수처 입장' 혼선…반대 당론 속 내부 이견

홍준표 "공수처 반대…논의 일절 중단"…정우택 "공수처는 옥상옥"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 조건으로 찬성 기류도…"의견조율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이 정국의 뜨거운 감자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를 놓고 혼선을 드러냈다.

전날 당내에서 검찰 견제를 위한 수단으로 공수처를 검토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움직임이 확산되자 당 지도부가 공수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공수처 설치를 놓고 정당 간 입장은 물론이고, 당내 이견조차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공수처 설치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정부·여당의 계획은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두 가지 이유에서 공수처에 반대한다"며 "공수처는 '옥상옥'이 될 수 있고, 정치적인 악용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식적으로 야당에서 공수처장에 대한 추천권을 가진다고 해도 주변 분위기와 정치행태 등에 비춰볼 때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특히 당내 일부 법제사법위원이 전날 정 원내대표를 만나 조건부로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설득했지만, 정 원내대표의 뜻은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입장은 전날 밤늦은 시간에 홍준표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글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홍 대표는 "공수처 문제는 국가 사정기관 전체 체계에 관한 문제다. 정치 거래대상이 아니다"라며 "충견도 모자라 맹견까지 풀려고 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홍 대표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들이 정의와 의기를 상실했다면 이제 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은 공수처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라 검찰의 행태를 비판한 발언이었다고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홍 대표는 또 "더 이상의 공수처 논의는 위험하다. 공수처에 대한 논의를 일절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고 장 수석대변인이 설명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진태 의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수처는 절대 안 된다"며 "검찰을 보호하기 위해 공수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검찰이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함부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당내에서 조건부로 공수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검찰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현 구조에서는 태생적으로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새로운 독립적인 사정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야당이 공수처장을 추천하고, 공수처장이 내부조직에 대해 전권을 행사해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주광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검찰 구조로는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도 검찰은 정권의 충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처장과 검사의 인사권을 독립시키면 (공수처 도입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단 당내 투톱인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모두 공수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당분간 당내 공수처 논의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공수처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정부·여당의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이날 오후에 열리는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공수처 논의는 '공전'을 거듭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 단계에서 한국당의 당론은 공수처에 반대한다는 것이고, 설사 조건부로 찬성한다고 입장을 선회한다고 해도 정부·여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당내 의견이 다르고, 당분간 이견 조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입법은 힘들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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