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서울대 강경선 교수 연구팀과 강스템바이오텍[217730](대표 이태화)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신경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퇴행성 신경계 질환자를 위한 '환자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결과는 암 전문 국제학술지 '종양 표적'(Oncotarget)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소아성 치매'로 불리는 '니만 피크 C형' 유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에게서 피부세포(성체세포)를 떼어낸 다음 자체 보유하고 있는 직접분화유도(Direct Conversion) 기술을 활용해 일종의 원시세포인 신경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니만 피크 C형 질환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니만 피크 C 단백질의 기능 이상에 의해 발병하는 지질대사 장애다.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사멸함으로써 기억·지능 장애, 치매증상 등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소아 난치성 신경질환이다.
이런 퇴행성 신경계 질환은 아직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환자 자신의 신경세포를 확보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스크리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환자의 신경세포 샘플을 얻기가 쉽지 않고,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환자의 피부세포로 신경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의 질병 모델을 재현함으로써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렇게 만든 신경줄기세포에 약물을 투여한 결과, 니만 피크병의 주요 원인인 신경세포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해소하고 신경세포가 정상화 되는 결과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강경선 교수는 "직접분화유도 기술을 이용하면 배아단계의 만능형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환자에게 필요한 조직이나 장기 세포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면서 "향후 치매, 파킨슨, 루게릭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 환자를 위한 '환자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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