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친중행보…두테르테, 중국에 통신 진입특혜 선사

입력 2017-11-21 16:22   수정 2017-11-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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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친중행보…두테르테, 중국에 통신 진입특혜 선사

리커창 中총리에 파격제안…독과점 해소·관계다변화 '일석이조'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미국과 거리를 두며 관계 다변화에 나선 필리핀이 거대 이권사업 특혜를 통해 중국에 또 한 발짝 다가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에 통신회사 진출 우선권을 부여했다고 21일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14개 항으로 구성된 필리핀과 중국 간 양자협정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에게 이 같은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현재 필리핀에는 2개 통신회사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 통신회사들의 제안서를 받으면 45일간 적격성을 검토한 뒤 필리핀의 세 번째 통신회사로 승인할지 결정하게 된다.

두테르테 정부는 전략분야 기업의 외국인 소유를 제한하는 헌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리아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 시절인 2007년 중국 회사 ZTE가 필리핀 통신시장에 슬쩍 진출하려다가 부정이 드러나면서 취소되는 스캔들이 있었다.

포퓰리스트 성향의 지도자로 분류되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지도가 최근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국민 3분의 2의 지지를 받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에 통신시장 진출 우선권을 부여한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속도가 느린데도 비싼 이용요금을 부과하는 등 기존 2개 통신회사의 독과점 폐해에 따른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는 목적이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과거 후견국이자 주요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전통적인 의존도를 줄이는 차원에서 중국, 러시아,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리커창 총리에게 파격 제안을 한 날 필리핀 정부는 페이스북 자회사와 수도 마닐라를 포함해 필리핀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루존 지역에 초고속 광대역 통신망을 구축하는 협약에 사인한 것도 균형외교의 한 단면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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