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 피해신고 0건…입주 예정자들 "균열 생겼다 들어" 불안감 호소
숨은 건축물 피해 더 있을 수도…사용제한 77곳, 2곳 건물 7개 동은 철거 고려
(포항=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규모 5.4 지진이 난 경북 포항 대규모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이 피해 파악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지진 발생 후 행정당국이 접수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건물 피해는 '0건'이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일부 시설에 균열이 생겼다고 들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내진 설계 1등급을 적용해 지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아파트 외벽이 부서진 상황이라 신축공사 현장 실태파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진앙과 2∼3㎞가량 떨어진 북구 흥해읍 한 지역에는 수백 세대가 입주할 고층 아파트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었다.
공사가 상당 부분 이뤄져 건물 대부분이 제모습을 갖춘 곳도 있고 터 파기 같은 기초공사를 하는 곳도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 A(56)씨는 "지진 때문에 짓고 있는 아파트에 이상이 없는지 걱정돼 나왔다"며 "공사관계자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일부 시설에 크랙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입주 예정자 대표 2명이 최근 시공업체 관계자와 현장을 둘러봤다고 하니 조만간 자세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포항 도심에 짓는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선 "공사 현장에 지진 피해가 있어 시공사 측이 용역업체를 동원해 출입을 막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공사장 인근 한 아파트 상가 건물은 지진으로 외벽 수 미터가 떨어져 나가고 건물 곳곳에 금이 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한 입주 예정자는 "회사가 신빙성 있는 자료를 입주 예정자에게 공개하고, 만약 이상이 있으면 확실하게 보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300가구 이상 아파트 신축 공사장은 포항에 20여 곳이 있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장마다 전화해 피해 여부를 물었는데 모두 이상이 없다고 했다. 현장에 직접 나가지는 못했다"며 "지금은 피해 건물 응급복구 등에 일손이 모자라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공사장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 상가, 공장 등 피해 신고는 8천998건에 이른다. 만약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 숨은 피해 사례가 나온다면 건축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진 발생 후 1주일 동안 피해 건축물 안전진단을 해 기둥 일부가 뒤틀린 원룸 건물 등 77곳에 사용제한 판정을 내렸다. 피해 규모가 큰 대성아파트와 대동빌라 2곳 7개 동은 철거를 고려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읍·면·동에서 건축물 피해 신고가 계속해서 들어온다"며 "시민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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