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근로자 사망 보름 전 같은 장소서 또 다른 사고 있었다

태안화력 근로자 사망 보름 전 같은 장소서 또 다른 사고 있었다

근로자 2명 가스폭발로 화상…업체서 방재센터에 알리지 않고 자체 수습

(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지난 15일 충남 태안화력 3호기 보일러 공기 예열기 작업현장에서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고가 발생하기 보름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원청업체는 방재센터에 알리거나 응급의료 인력의 도움을 받지 않고 환자들을 자체 차량으로 이송해 병원 치료를 받게 하고 발전소 측에는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국가 중요 기간시설인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처리해온 관행이 보름 뒤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한국서부발전과 태안화력발전소 근로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 40분께 태안화력 3호기 보일러실 인근에서 용접 작업 도중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가 폭발하면서 원청업체 직원 A(44)씨가 얼굴과 손 등에, 하청업체 직원 B(43)씨는 양팔과 목 부위에 각각 화상을 입었다.

화력발전소 내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날 경우 즉시 방재센터에 알려 응급조치를 받거나 앰뷸런스로 이송해야 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나 원청업체 측은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직원 차량을 이용해 환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A씨는 병원 치료 후 19일 퇴원했으나, 상태가 안 좋은 B씨는 6주 진단을 받아 대전에 있는 화상전문병원에서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사고 즉시 보고하고 조치를 받도록 하고 있으나 현장에 있던 원청업체 측은 사안이 위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보고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했다"며 "사고 당시 상황과 후속조치 등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벌여 적절한 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 이후 보름이 지난 15일 오후 12시 40분께 같은 장소 인근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진 사고 역시 방재센터에 알리지 않고 승용차에 실어 태안의료원으로 후송해 발전소 내 공사를 하는 업체들이 상습적으로 산업재해 등을 은폐해 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태안화력에서 일했다는 한 근로자는 "원청업체에서 사고를 숨기는 것은 계약이나 인센티브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신속한 보고와 빠른 대처가 있었으면 최근 발생한 사고자도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며 결과에 따라 엄중한 징계나 처벌을 통해 이런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랜트건설노조 관계자는 "15일 근로자 사망사고 당시 원청업체가 이를 알리지 않아 방재센터 응급의료 인력이나 장비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는가 하면, 서부발전은 1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사고 사실을 인지할 정도로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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