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러 지역과 유럽서도 포착…허용치보단 크게 낮아 인체엔 무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남부 우랄 지역에서 지난 9월 말 평소의 수백 배 수준에 이르는 방사성 물질 '루테늄-106'이 발견됐었다고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감시청은 이 방사성 물질이 이후 러시아 내 다른 지역과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포착됐으나 허용치보다는 수천~수만 배 낮은 수준이라 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이날 지난 9~10월 러시아의 방사능 수준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9월25일부터 10월 1일 사이에 남(南)우랄지역에 설치된 관측소들에서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의 방사성 핵종 루테늄-106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첼랴빈스크주(州) 오조르스크시의 핵 재처리 시설인 '마약'(등대) 센터 인근에 있는 아르가야슈 마을에선 그 전달보다 986배, 노보고르니 마을에선 440배의 루테늄-106이 측정됐다고 감시청은 소개했다.
감시청은 같은 방사성 물질이 타타르스탄, 볼고그라드, 로스토프나도누 등의 러시아 남서부 지역에서도 발견됐으며, 이후엔 이탈리아에서 북유럽에 이르는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흔적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막심 야코벤코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장은 그러나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에서 발견된 루테늄-106의 양은 허용치의 수만 배 이하로 주민 건강에는 아무런 위험도 없다"고 강조했다.
루테늄-106은 원자 분열로 생성되고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방사성 핵종으로 알려졌다.
루테늄-106이 대량으로 포착된 지점이 러시아 핵 재처리 시설인 마약 센터 인근인 점을 들어 일부 전문가들은 센터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마약 센터에선 지난 1957년 9월 냉각 시스템 고장으로 수십 t의 방사능 폐기물이 든 용기가 폭발하면서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돼 반경 수백 km 지역으로 확산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사고 10일 만에 약 200명이 숨졌으며 전체 피해자는 약 25만 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마약 센터 측은 "현재 루테늄-106 생산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방사성 물질 오염은 재처리 시설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원자력 공사 '로스아톰'도 "러시아 내 원자력 시설에선 아무런 사고도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루테늄-106을 사용하는 인공위성 사고가 방사성 물질 유출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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