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일반 식당가 안 나타나도록 동선짜기 부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부터 엿새간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게 된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 관계자들이 '대통령 맞이'로 초비상이 걸렸다.
리조트의 멤버십 회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겠다고 몰려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리조트 측은 이 기간 회원 1인당 동반 가능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하고 저녁 예약도 2주 전까지만 가능하도록 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전날에는 주머니칼과 고추 스프레이 등의 반입을 금지하고, 적발 시 압수한다는 알림 글도 회원들에게 발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저녁 식사를 하는 공간에서는 사진 촬영도 금지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에 앞서 고객들에 대한 보안 검색도 이뤄진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의 모습이 리조트 회원들의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등 '보안'이 지켜지지 않았던데 따른 후속조치이다.
군 관계자들이 식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위기에 대해 보고를 하는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고급 휴양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상당수의 주요 회동을 이곳 리조트에서 가졌다.
2월 아베 총리에 이어 3월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방문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 저녁 식탁에 오르는 칠면조 2마리를 '사면'하는 행사에 참석한 이후 오후 3시 마라라고로 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이곳에서 일반 회원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거리낌 없이 저녁 등을 즐겼다고 한다. 실제 이번에도 추수감사절의 저녁 뷔페 때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보겠다며 회원들이 앞다퉈 예약했다는 후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 리조트 내 일반 식당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도록 부심하는 등 대통령의 동선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원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 때마다 리조트가 한바탕 난리가 나서 그 기간은 피해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경찰 관계자는 "마라라고 주변에 사는 것은 기차역 옆에서 사는 것과 비슷하다"며 "조금 지나면 익숙해져서 기차 소리를 의식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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