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최저임금 10% 인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가 5년마다 나프타를 재검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엘 에코노미스타 등 현지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주부터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5차 나프타 재협상 회의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는 미국이 제안한 이른바 '일몰조항' 도입 방안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수정안을 낸 것이다.
미국이 제시한 일몰조항은 5년마다 나프타 재협상을 벌여 협정을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파기되는 것을 의미한다.
멕시코는 미국의 일몰조항 도입 제안에 대해 투자 유입을 저해하고 지금도 협정 참가국이 아무 때나 나프타에서 탈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규정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현지언론 인터뷰를 통해 5년마다 협상을 재검토하는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결정이 협상의 갑작스러운 파기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과하르도 장관은 일몰조항 품목에 대해 토마토, 설탕 등 좁은 범위에만 적용되고 1만2천 개 이상의 품목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멕시코는 또 미국과 캐나다가 불공정 경쟁 요소라고 비난해온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12월부터 하루 최저임금은 현행 80.04페소에서 88.36페소(약 5천89원, 4.71달러)로 10% 오른다.
멕시코 재계 단체인 코파르멕스와 최저임금위원회는 공동 성명에서 최저임금을 95.24페소로 올리기 위한 중간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는 나프타 재협상을 벌이면서 멕시코의 저임금 탓에 투자가 일방적으로 쏠리고 있다며 멕시코만 나프타의 혜택을 불공평하게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이 접한 미국은 자국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멕시코 근로자보다 약 5배 높은 상황이다. 빈부 격차와 소득분배의 불평등한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로 봤을 때 멕시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불평등이 심한 나라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자국의 자동차 등 제조업체는 물론 세계 주요 제조업체들이 무관세 혜택과 낮은 노동비용을 활용하려고 앞다퉈 멕시코로 몰리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