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임명 여파로 협치 '경고등'…靑 '野 달래기' 고심

입력 2017-11-22 11:23  

홍종학 임명 여파로 협치 '경고등'…靑 '野 달래기' 고심

한국당 "협치의 종언" 반발…예산안·법안 처리 악영향 예상

'캐스팅보트' 국민의당, 洪 임명 다른 사안과 연계 않기로

대야 소통창구 정무수석 인선 시급…文대통령 숙고 중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으로 정부 출범 195일 만에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협치(協治)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1기 내각의 마지막 장관이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장을 받자 야당이 '협치의 종언'을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구도하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새 정부의 중점 정책을 뒷받침할 예산과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청와대의 고민도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 나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홍종학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하게 마무리돼야 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야당들도 양해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정중하게 야당의 이해를 구했다.

또 "정말 참, 사람 일이 마음 같지 않다. 새 정부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중소상공인·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육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중소벤처부 장관은 이제야 하게 됐다"며 험난했던 조각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양해를 구했음에도 야권은 홍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협치는 없다"며 향후 예산과 입법과정에서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정기국회가 끝난 뒤 장외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홍 장관 임명에 대해 '홍탐대실(洪貪大失)', '조각의 완성이라기보다 우려'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처럼 야당이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야권의 협조가 필요한 예산안과 개혁입법은 물론 헌법재판소장과 감사원장 인선도 난항을 겪을 공산이 커졌다.

이날 열린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향후 야권의 대응수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코드인사' 논란 등 야당의 공세성 질의가 쏟아질 가능성 크고, 24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표결도 순탄치 않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다음 달 1일로 임기를 마치는 황찬현 감사원장의 후임 인선도 반드시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해 야당과의 냉기류가 지속될 경우 감사원장 인준도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홍종학 중기벤처부 장관 임명 강행을 비판하면서도 예산과 입법 등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홍 장관 임명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일부 당에서는 홍 장관 임명 강행을 다른 사안과 연계시킬 움직임이 있지만, 국민의당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청와대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하는 고리는 야당과의 소통창구인 정무수석을 조속히 임명해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사퇴로 생긴 공백을 메우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지난 8∼15일 7박 8일 일정으로 다녀온 동남아시아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국정운영에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지만 정무수석 공백으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후임 정무수석으로 복잡하게 꼬인 대야관계를 부드럽게 풀어낼 적임자를 찾느라 장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정기국회 기간 내 시급히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고려할 때 정무수석 인선을 최대한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예상보다 인선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후임 정무수석 후보군으로 청와대 내부와 외부를 모두 열어놓고 원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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