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의료지원금, 보험사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입력 2017-11-22 14:22  

"국가유공자 의료지원금, 보험사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금감원 분쟁조정위 "지원금과 별개로 실손보험금 지급" 결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일부 보험사들이 국가유공자 등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금을 부당하게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공상군경의 배우자 A 씨가 한 손해보험사를 상대로 낸 조정 신청 사건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가지원금과 별도로 실손의료보험금을 주도록 했다고 22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월께 한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총 진료비 47만7천984원 가운데 환자가 내야 할 비용은 29만1천300원으로 나왔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A 씨에게 17만4천780원을 지원했다. 병원은 이 돈을 공제한 11만6천520원만 A 씨에게서 받았다.

A 씨는 29만1천300원에서 본인부담금 1만5천 원을 뺀 27만6천300원이 실손보험금으로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 측은 A 씨가 실제로 낸 돈에서 본인부담금을 뺀 10만1천520원만 주겠다고 맞섰다.

분조위는 "실손보험 약관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에 따라 결정되는 급여 및 비급여 금액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정토록 돼 있다"며 "(정부의) 의료비 지원금과는 무관하다"고 결정했다.

보훈처가 A 씨에게 의료비 지원금을 줬는지와 무관하게 A 씨가 냈어야 할 비용을 실제 손해로 따져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의료비 지원금은 공상군경 등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위한 것"이라며 "이 돈은 보험사가 아닌 대상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사 중 일부는 이 같은 결정 전까지 관행적으로 국가지원금을 공제했다.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지원금이 보험사의 이익으로 돌아간 셈이다. 지난달 말 현재 보훈대상자는 85만1천819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이런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잘못 공제된 기존의 보험금 지급 건도 분쟁조정 신청이 들어오면 비슷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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