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제공][https://youtu.be/2xO-PIefIXM]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22일 공개한 북한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사건 장면을 담은 CC(폐쇄회로)TV와 TOD(열상감시장비) 영상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한 모습을 담고 있다.
귀순자를 쫓던 북한군 추격조가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유엔사가 공개한 영상의 주요 장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 13일 오후 3시 11분 = 귀순자가 탄 지프 차량이 북한 구역 도로를 남쪽으로 달렸다. 왕복 2차선 폭의 좁은 도로로, 가로수가 서 있고 주변은 논밭이었다. 북한군 감시망을 의식한 듯 천천히 달리는 듯하던 지프는 점점 속력을 냈다. 지프는 판문점 서쪽 '72시간 다리'와 김일성의 친필 서명이 새겨진 '친필비'를 지나더니 큰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배수로에 바퀴가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72시간 다리는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폐쇄되자 북한이 72시간 만에 건설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 3시 14분 = 지프가 남쪽으로 질주하는 것을 파악한 북한군은 곧바로 대응에 들어갔다. 북측 판문각 계단에 있던 군인 2명과 인근 소초에 있던 군인 2명이 왼쪽으로 급히 뛰어갔다. 소초에서 나온 북한군은 AK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 3시 15분 = 배수로에 빠진 지프는 몇 차례 빠져나오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귀순자는 차에서 내려 달리기 시작했다. 지프가 멈춘 곳은 군사분계선(MDL)과 겨우 10m 떨어진 곳이었다. 귀순자가 MDL에 도달한 것과 거의 동시에 추격조 4명이 들이닥쳤다. 이들 가운데 AK 소총을 든 북한군은 그 자리에서 넘어지다시피 하며 엎드려 쏴 자세를 잡더니 조준사격을 시작했고 권총을 든 2명은 서서 사격했다. AK 소총을 든 다른 1명은 조금 늦게 도착해 앉아 쏴 자세로 총을 쐈다. 귀순자가 총을 맞으면서도 끝내 MDL을 넘자 엎드려 쏴 자세로 총을 쏘던 북한군은 일어서더니 귀순자를 쫓아 총을 든 채 MDL을 넘었다. MDL 남쪽으로 수m나 내려온 그는 당황한 듯 돌아서더니 MDL 북쪽으로 뛰어갔다.
▲ 3시 17분 = 긴급 상황이 벌어지자 북한군 무장 병력 10여명이 김일성 친필비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AK 소총과 방탄모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김일성 친필비 왼쪽에 난 도로에서 뛰어온 북한군 2명이 이들과 합류하는 듯하더니 친필비 앞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뛰어갔다. 이들 역시 소총을 들고 있었다. 한동안 대기하고 있던 무장 병력은 도로를 따라 천천히 북쪽으로 올라갔다. 차량 1대가 달려와 이들이 있는 곳에 멈추는 모습도 보였다.
▲ 3시 43분 = 그동안 귀순자는 JSA 남쪽 구역 벽 밑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낙엽이 쌓여 있었다.
▲ 3시 55분 = 우리 군 간부 3명이 귀순자를 안전한 곳으로 끌어내 후송하는 장면은 TOD에 잡혔다. 흑백인 TOD 화면에서 쓰러진 귀순자와 그에게 포복으로 접근하는 우리 군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흰색으로 나타났다. 대대장은 포복하다가 멈춰 엄호했고 부사관 2명은 귀순자가 쓰러진 곳까지 기어가 그를 끌어냈다. 귀순자를 끌어내는 것도 포복으로 했다. 채드 캐럴 유엔사 공보실장은 "미군 대대장은 이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귀순자는 오후 4시 23분 유엔사 헬기로 후송돼 4시 45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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