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여름, 부산과 승강 PO 1차전서 전반 7분 선제 결승골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퇴장당해 팀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는데, 오늘 득점으로 마음이 좀 가벼워졌네요."
말 그대로 속죄포였다.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상주 상무가 승강 플레이오프(PO)로 추락하는 데 빌미를 제공했던 '캡틴' 여름(28)이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결승포를 터트리며 팀의 클래식 잔류 희망에 파란불을 켰다.
여름은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챌린지(2부리그) 플레이오프 승자 부산 아이파크와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PO 1차전 원정에서 전반 7분 결승골을 터트려 소속팀 상주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상주는 지난 18일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승강 PO를 치러야 하는 11위 자리를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에 0-2로 완패했다.
당시 상주는 전남 드래곤즈가 대구FC에 패해서 비기기만 해도 10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터라 여름의 퇴장이 더 아쉬움을 남겼다.
상주의 패배는 전반 막판 심한 반칙으로 퇴장당한 여름의 빈자리가 컸다. 10명이 싸운 상주는 후반에만 2실점 하면서 끝내 11위로 승강 PO에 나서게 됐다.
이 때문에 팀의 주장인 여름은 동료를 볼 면목이 없었다. 자신의 퇴장이 아니었다면 승강 PO를 안 치러도 될 뻔했다는 죄책감도 느꼈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나고 여름은 부산을 상대로 승강 PO 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여름은 전반 7분 만에 프리킥 상황에서 부산 수비진의 헤딩에 막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으로 흘러나온 볼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꽂았다.
볼의 위력은 세지 않았지만 양 팀 선수들이 문전에서 엉키면서 시야를 가려 골키퍼가 볼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상주는 후반에 철옹성을 쌓고 부산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면서 승강 PO 1차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여름은 "골을 넣고 마음이 놓였다기보다는 직전 경기에서 퇴장당해 팀 선수들을 힘들게 한 게 미안했다"라며 "동료들이 잘 도와줘서 득점해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그는 득점 상황에 대해 "원래 흘러나온 볼을 좋아한다. 가볍게 슈팅했는데 득점이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2015년 챌린지 광주FC에서 뛸 때 승강 PO에서 2도움을 기록했던 여름은 "아무래도 승강 PO를 한 번 경험해본 터라 차분하게 경기를 치렀다"라며 "군인정신으로 남은 한 경기도 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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