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괜찮을 거야 평소대로 잘해"…여진 우려에 애타는 학부모

입력 2017-11-23 09:01   수정 2017-11-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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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괜찮을 거야 평소대로 잘해"…여진 우려에 애타는 학부모




(포항=연합뉴스) 이승형 허광무 손형주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경북 포항 학부모는 아니나 다를까 찾아온 입시 추위에다 또다시 지진이 닥치지 않을까 속을 태웠다.

고사장 앞에서 긴장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되레 부모를 안심토록 하는 아들과 딸 손을 꼭 잡은 채 한참을 놓지를 못했다.

한 어머니는 포항 북구 유성여고로 들어가는 딸을 꼭 껴안아준 뒤 시험장에 가는 딸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끝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일찌감치 딸을 데려다준 일부 학부모는 입실 마감 시간까지 30여분 이상 교문 앞에 머물며 지진 없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이병순(46·여)씨는 "딸이 지진 트라우마가 있어 그동안 공부하면서 힘들어하고 무서워했다"며 "부담 없이 시험을 치고 다 털어버렸으면 좋겠는데…"라며 걱정했다.

이종경(47·여)씨는 "지진만 안 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며 "딸이 예비시험장으로 가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줬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수희씨(51)는 "딸이 지진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길래 다독거려주고 평상시 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이야기해줬는데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무사히 시험을 마치기를 기원했다.

북구 포은중학교에서 울릉고 아들이 시험을 치는 한 학부모는 "아들이 지진 때문에 수능 연기로 해병대 회관에서 오랜 기간 머물러 컨디션 조절에 힘들어할까 걱정했는데 뜻밖에 씩씩하다"며 간신히 마음을 놓기도 했다.

김경종(45)씨는 고사장 앞에서 아들과 포옹을 한 뒤 "지진은 절대 안 일어났으면 좋겠고 다행히 아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며 "평소대로 한다니까 대견스럽기만 하다"고 안도했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예비소집 때 지진이 왔는데 엄마가 더 걱정할까 봐 그런지 내색을 안 한다"며 "큰 지진 이 나고 문앞에 대피용 여행 가방 하나와 수능 책가방 하나 두고 유사시에 대비했다"고 그동안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구 세명고 앞에서 수험생 딸을 고사장에 들여보낸 김모(47)씨는 "아이가 어젯밤 9시 50분에 잠이 안 온다며 울먹였다"며 "새벽 2시께 잠이 들었는데 시험 잘 치를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부 학부모는 혹시 지진이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감독관 선생님 이야기만 잘 듣고 따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h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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