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가베는 중국인민의 좋은 친구"…"짐바브웨 관계 더 밀접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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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짐바브웨 철권 통치자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사임한 뒤에도 중국과 짐바브웨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망했다.
신문은 짐바브웨 최대 투자국이자 4위의 교역국으로서 중국은 앞으로 짐바브웨 새 지도부가 경제 개방에 나설 경우 양국 관계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다.
특히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인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은 독립전쟁에 나서기 전인 1960년대 중국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바 있고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기관에서 이념 교육도 수료한 전력이 있다.
2015년 중국 방문 기간에 위안화를 짐바브웨 법정화폐로 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선샤오레이(沈曉雷) 중국 사회과학원 서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연구원은 "음난가그와가 현지 중국인 코뮤니티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다"며 "그의 친중국적 태도는 중국 기업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짐바브웨에는 1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주로 식당,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에너지 분야의 투자에 집중돼 있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전력건설그룹(파워차이나)은 2015년 12억달러 규모의 짐바브웨 발전소 증설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아프리카 전문가 왕훙이도 "음난가그와가 독립전쟁에 이어 정권 수립에 참여하는 등 무가베와 비슷한 정치배경을 갖고 있지만 경제정책 측면에 있어 덜 강경한 민족주의자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음난가그와는 2년전 외국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지 벤처업체 지분을 자국기업에 매도하도록 한 조치에 반대한 바 있다. 음난가그와는 또 2년전 중국 관영 CCTV와 인터뷰에서 "짐바브웨가 대규모의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자본유치를 위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방국가들은 무가베 정부에 대해 부정선거 및 인권침해를 이유로 제재를 가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1999년 짐바브웨의 디폴트 선언 이후로 재정지원을 동결했다.
이는 무가베 정부가 중국과 더욱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1970년 짐바브웨 독립전쟁 기간에 암암리에 무가베가 이끌던 게릴라부대에 무기장비와 자금을 지원했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무가베는 짐바브웨 민족독립 및 해방운동을 위해 역사적인 공헌을 했고 오랜 기간 양국 우호에 힘을 기울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중국은 무가베 선생의 사직 결정을 존중하고 그는 여전히 '중국 인민의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가베는 중국 민간단체가 2010년 제정한 '공자평화상'의 2015년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은 무가베에 25개 침실과 호수, 놀이공원 등이 딸린 저택을 선물하기도 했다.
루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음난가그와가 새 짐바브웨 지도자로 추대된데 대해 "짐바브웨 인민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하며 중국의 대 짐바브웨에 대한 우호정책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군부 쿠데타 주동자인 콘스탄티노 치웬가 군사령관이 쿠데타 직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군 지휘부와 회동한 것을 두고 중국이 짐바브웨의 군부 쿠데타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음난가그와 정부도 무가베에 이어 철권통치를 휘두를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왕훙이는 "음난가그와 역시 강경론자"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쿠데타는 일어나지도, 그가 군부의 지지를 받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난가그와는 1980년대 보안장관으로 무가베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은데벨레 부족 학살에 간여하기도 했다. 왕훙이는 "중국과 짐바브웨의 관계는 음난가그와 정부가 경제개방에 나서는 경우에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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