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스타 호혜중 남편 홍콩관료의 비리에 홍콩 당국도 답변회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아프리카 국가 고위층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미국에서 전직 홍콩 관료가 체포되자 중국과 홍콩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3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이권 확보와 사업 수주를 위해 개발도상국 고위층에 뇌물을 뿌려온 중국 기업들의 사업 관행이 그대로 드러나자 중국과 홍콩 당국은 말을 아끼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내용을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은 줄곧 기업들이 외국에서 합법적 경영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일 패트릭 호(何志平·68)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과 셰이크 가디오 전 세네갈 외무장관을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
두 사람은 상하이의 중국화신(華信)에너지공사를 대리해 석유 채굴권 등을 확보하려 차드 대통령에게 200만 달러, 유엔 총회 의장을 지낸 우간다 외무장관에게 50만 달러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 전 국장은 2010년부터 맡고 있던 화신에너지의 비영리 출연기구 홍콩 중화에너지기금회 비서장 자격으로 뇌물을 건넸다.
패트릭 호의 범죄 혐의가 성립되면 최대 2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 말해줄 것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차드 정부도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이 2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수치스러운 날조"라고 반박했다.
패트릭 호 전 국장의 부인이 은막의 스타 호혜중(胡慧中·59)이라는 점 때문에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만 출신의 호혜중은 1980∼1990년대 홍콩 액션영화 '칠복성', '복성고조', '패왕화', '땡큐마담' 시리즈에 출연했던 미모의 배우다.
호혜중은 1997년 호 전 국장과 결혼해 딸 하나를 낳았다.
대학병원의 안과의사를 하고 있던 호 전 국장은 2002년 둥젠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 시절에 민정사무국 국장으로 발탁됐고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이듬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발로 홍콩 경제와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고 실업률이 높아지며 민원이 비등하던 시기를 겪은 뒤에도 계속 유임돼 2007년 임기를 마쳤다.
퇴임 후에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활동을 대리하는 에이전시 활동을 주로 해왔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