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카비르의 노래·흥분이란 무엇인가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알베르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 = 프랑스의 두 문학 거장 알베르 카뮈(1913∼1960)와 시인 르네 샤르(1907∼1988)가 주고받은 편지글을 모은 책이다.
프랑스에서는 2007년 출간됐으나 한국에는 처음 번역 출간됐다.
두 사람이 13년 동안 주고받은 184통의 편지를 담았다. 편지 속에는 그들의 작품 이야기, 시대에 대한 분노,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다.
카뮈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노벨문학상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그에 비해 르네 샤르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프랑스 현대시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며 카뮈에게 문학적으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카뮈는 샤르에게 이런 찬사를 보냈다.
"르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내 안에 깃든 빈자리가, 공허가 오직 당신의 글을 읽을 때 채워집니다."
백선희 옮김. 마음의숲. 28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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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몽 = 영국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며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소설집이다.
러셀은 소설 쓰기도 즐겨 생전 두 권의 소설집을 냈다. 이 책 '악몽'은 첫 번째 소설집 '교외의 사탄'에 이어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되는 두 번째 소설집이다.
'시바여왕의 악몽: 왕을 믿지 말라', '바우들러 박사의 악몽: 가정의 행복', '어느 정신분석가의 악몽: 순응-푸가', '어느 형이상학자의 악몽: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등 악몽을 주제로 한 단편 12편이 담겨있다.
이야기들은 인간 본성에 내재한 이성적인 자아와 비이성적인 자아가 소통함으로써 자기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초한다.
이 책을 옮긴 번역가 신혜연은 "러셀이 합리주의자로서 의혹과 두려움, 직감, 그리고 인간적인 감정들을 다루기 위해 택한 수사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오. 292쪽. 1만1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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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비르의 노래 = 인도의 종교가 카비르의 시편들을 모은 시집이다.
개신교 목사로서 종교를 뛰어넘어 동서양의 고전과 경전을 새롭게 해석해온 이현주 목사가 번역했다.
카비르는 15세기 인도에서 태어나 힌두와 이슬람을 비판적으로 계승해 독창적인 신앙 체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그가 평생 지은 시들은 그 자신이 문맹이었던 탓에 인도 민중의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훗날 제자들이 엮은 문집 '비자크'와 시크교 성전 '아디 그란트'로 일부가 전해진다.
이 시집은 '비자크'와 '아디 그란트'에 실린 카비르 시편의 영문판본을 옮긴 것이다.
"창피하게 이런 말 남기며 죽지 마라./"이 집 내 거다."/결국엔 아무것도 네 것 아니다./네가 끝도 없이 네 몸을 돌본다만,/숨지면 타는 불 속에 던져진다." (24쪽)
삼인. 49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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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분이란 무엇인가 =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 장웨이(61)의 소설집이다.
표제작 '흥분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대추나무 지킴이', '하늘색 나막신', '음성' 등 20편의 단편소설이 담겼다.
'흥분이란 무엇인가'는 가난한 10대 시골 소년들의 하루를 그리면서 이들의 잡담에 등장하는 사연과 소문을 통해 당시 중국 사회의 모순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의 작품들은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기를 거쳐 중국 사회에 퍼진 천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자연 친화적인 삶에 대한 강렬한 애착을 드러낸다.
대산세계문학총서 144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임명신 옮김. 문학과지성사. 400쪽. 1만5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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