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 공격 미사일 배후는 이란" 입증 비밀정보 공개추진

입력 2017-11-23 16:42  

美 "사우디 공격 미사일 배후는 이란" 입증 비밀정보 공개추진

대이란 제재 국제여론 규합위해…"이란제 키암 미사일 닮았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로 발사된 예멘 후티 반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미국 백악관이 이를 입증할 기밀 정보를 비밀해제하라고 미 정보기관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이 미사일을 격추한 사우디가 이틀만인 지난 6일 예멘을 봉쇄하는 바람에 대규모 아사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무마하고, 이란에 대한 더욱 강경한 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유엔의 전문가 회의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 공항을 겨냥해 발사한 미사일이 "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았거나 사정 연장을 위해 개조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제라는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한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비밀해제된 사진들을 근거로 사우디 공항과 정유공장에서 수습된 미사일 잔해가 이란제 단거리 미사일 키암을 닮았다며 분출구가 같은 점과 기타 설계상의 동일한 점들을 지적하고 이란의 방위산업체 샤히드 바게리의 로고가 찍힌 부품 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나 유엔의 전문가 회의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 사진이 방증물이긴 하지만 사우디를 공격한 그 미사일이 키암 미사일이라는 직접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다른" 입증 정보들도 있다며 이들 정보의 비밀해제를 통해 "유럽 동맹들에 이란의 소행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측은 자신들이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 C 미사일과 닮은 부르칸 2H라고 주장했으나, 스커드 C의 사정은 700km인데 지난 4일 공격의 목표는 그보다 200km 더 멀리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반박했다.

이란은 지난 4일의 미사일 공격뿐 아니라 후티 반군의 지대지 미사일 등의 정확도 개량 작업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는 보고 있다.

美 중앙정보국에서 중동을 전문했던 브루스 리델은 "백악관이 이란의 배후 입증을 통해, 예멘 어린이들이 봉쇄 때문에 굶주리는 것에 대한 비판론을 이란으로 돌리려 하지만, 방송에 비치는 예멘 어린이들의 모습이 비밀해제된 문건보다 훨씬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다.

그러나 유엔을 "잡담이나 하는 쓸모없는" 곳으로 무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제여론을 규합하기 위해 유엔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 유엔의 전문가들은 긍정 평가하면서 미국이 이란의 개입을 입증하게 되면 대이란 제재의 강화에 유럽 측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에 대한 육·해·공 전면 봉쇄를 무기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대해선 식량, 의약품, 연료 등 생필품의 반입도 막음으로써 국제사회와 미 의회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사우디는 유엔 항공기 등을 통해 긴급한 인도주의적 구호물자를 반입할 수 있도록 예멘의 호데이다 항과 사나 공항을 23일 정오(현시긴) 다시 연다고 밝혔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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