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브착 "공식 조회서 받아"…크렘린과의 밀약설 떨치려 안간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러시아의 유명 여성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35)이 검찰 조사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소브착은 22일(현지시간) 반정부 성향의 현지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크림반도와 관련한 내 발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공식 조회서가 왔다"고 전했다.
소브착은 대선 출마 선언 직후인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국제법적으로 볼 때 크림은 우크라이나 영토이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크림 병합은 지난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위반"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994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체결된 부다페스트 각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 간에 체결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옛 소련에서 물려받은 보유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대가로 각 서명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문서다.
실제로 이 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보유 핵무기를 모두 폐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이 진행되던 지난 2014년 3월 당시까지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아있던 크림반도를 현지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자국으로 병합했다. 투표 결과 96.8%가 반도의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음을 병합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여성 방송인이자 배우, 사교계 명사인 소브착은 지난달 말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비판론자들은 그녀의 출마가 내년 대선에서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크렘린과의 밀약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소브착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크렘린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현재 (러시아와 서방 간의) 최악 국제관계에 대한 책임은 국제법을 어긴 러시아에 있다"면서 자신은 미국의 대러 제재를 지지한다는 강도 높은 반정부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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