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취약계층 지원과 재난구호 활동 등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의 재원으로 쓰이는 적십자회비 모금이 오는 12월부터 시작된다.
부산적십자사는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을 적십자회비 집중모금 기간으로 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산적십자사는 올해 모금의 슬로건을 '고맙습니다, 나눔이 희망입니다'로 정하고 목표액을 32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부산시민들이 낸 적십자회비 덕에 당장 도움이 필요한 위기 가정이 부산적십자사의 지원을 받았다.
케이블TV 기사로 일하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5년여 전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김모(39) 씨는 부산적십자의 도움으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 5천만원과 추가 진료비 2천만원이 없던 김씨는 지난해 겨울 집으로 배달된 적십자회비 지로용지 뒷면에 인쇄된 '위기가정 긴급지원 활동' 안내문을 보고 적십자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적십자는 김씨를 방문한 이후 내부 검토를 거쳐 의료비 2천만원을 지원했고 수술을 맡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도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올해 2월 희소난치성 질환인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은 A(47·여) 씨도 부산적십자의 도움으로 희망을 얻었다.
A씨 가정은 남편의 월 60만원 소득이 전부였는데 하루 10만원가량의 병원비를 부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부산적십자는 A씨 가정에 6개월간 생계비 48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관할 보건소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적십자회비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서 사실상 방치되던 10대 어린 소녀의 버팀목 역할도 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인 B 양은 정신질환 탓에 직업이 없는 아버지와 월세 10만원인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다.
B양의 아버지는 그동안 B양에게 지급된 지원금을 술과 담배를 사는 데 모두 쓴 상태였다.
부산적십자사는 위기 가정 긴급지원 심의위원회를 거쳐 전세금 450만원을 지원해 부녀가 방 2칸짜리 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게 하고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춘기 소녀는 꿈에 그리던 자신의 방에서 생활하게 됐다.
부산적십자사 관계자는 "적십자회비는 행정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의 이웃을 돕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며 적십자회비 납부에 동참을 당부했다.
적십자회비는 1949년 당시 명예총재인 이승만 대통령이 전쟁고아와 전쟁 부상자의 구호를 위해 100만 적십자 회원모집을 목표로 전 국민에게 성원을 당부하는 선포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납부 방법은 각 세대에 배달된 지로용지에 명시된 가상계좌(1인 1계좌)를 통해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휴대폰(ARS 1577-8010)으로 24시간 납부 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 인터넷, 편의점에서도 납부할 수 있다.
올해 현재 부산의 적십자회비 모금액은 31억9천만원으로 위기 가정에 즉시 지원된 금액은 3억8천만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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