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본진 위치, 당초 발표와 1.5㎞ 차이…진원 깊이도 3∼7㎞

입력 2017-11-23 18:50   수정 2017-11-23 21:02

포항 본진 위치, 당초 발표와 1.5㎞ 차이…진원 깊이도 3∼7㎞

기상청-지질자원연구원, '포항 지진 정밀분석 결과' 발표

"진원 깊이 발표보다 더 얕아"…규모 작지만 피해 컸던 이유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발생 위치가 당초 발표보다 1.5㎞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진 발생 깊이는 최초 발표(9㎞)보다 얕은 3∼7㎞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번 지진이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규모 5.8·깊이 11∼16㎞)보다 규모가 작았음에도 피해가 컸던 이유다.

기상청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포항 지진과 규모가 비교적 컸던 주요 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이들 기관이 이날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본진의 발생 위치는 기상청이 발표했던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북위 36.109도, 동경 129.366도다.





지진파 전달에 걸린 시간과 이론적 예상 전달 시간의 차이에 따른 분석 결과, 지진 발생 깊이는 애초 발표 때보다 약 3㎞ 더 땅에 가까운 6.9㎞로 도출됐다.

다만, 단층면해(단층 모양·움직임 계산) 방법을 이용했을 때는 기상청과 지자연이 3∼4㎞, 일본 국립방재과학기술연구소(NIED)가 5㎞,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11.5㎞로 각각 깊이를 분석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포항 지진의 본진은 땅밑 3∼7㎞, 규모 4.3의 여진은 6∼7㎞, 나머지 여진은 2∼3㎞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본진의 단층면해는 북동 방향의 역단층성 우수향(오른쪽 지반이 남쪽으로 수평 이동) 주향이동단층으로, 규모 4.3의 여진은 북북동 방향의 역단층으로 각각 분석됐다. 진원지 서쪽의 지반(상반)이 동쪽 지반(하반)을 타고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일본 NIED도 이번 분석 결과와 동일하게 역단층성 주향이동단층으로 분석한 반면, USGS는 다소 역단층 성격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규모 3.5 이상의 주요 여진들은 본진과 달리 주향이동단층으로 분석됐으며, 주변의 소규모 단층들이 추가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오후 4시 현재 포항 지진에 따른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모두 63회 발생했고, 규모 1.0∼2.0의 미소지진은 총 273회 발생했다. 여진들의 진원 깊이는 1∼6km로, 경주 지진의 발생 깊이와 비교할 때 상당히 얕았다.

지자연의 여진 분석 결과, 본진을 발생시킨 단층 크기는 주향(지층면과 수평면의 교선) 방향으로 길이 약 6.3㎞, 경사 방향으로 폭 최대 약 3.4㎞였다.

여진의 위치는 본진을 중심으로 북동-남서 방향으로 주로 분포했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갈수록 진원 깊이가 깊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기상청과 지자연은 본진 발생 후 지진 발생 인근에 이동식 지진관측소를 추가 설치해 관측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미소지진도 추가로 정밀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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