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픈 생일'…현장실습 중 숨진 10대 18번째 생일에 추모제

입력 2017-11-2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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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생일'…현장실습 중 숨진 10대 18번째 생일에 추모제

제주공동대책위 주관, 참석자들 "꼭! 기억하겠습니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나도 나중에 직장 생활을 할 텐데. 내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지난 9일 제주시 음료 제조 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에 사고로 숨진 이모(19)군 추모제가 23일 제주시청에서 열렸다.

이날은 그의 18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그의 또래 10대 고등학생 10여명이 나와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추모제를 함께 했다.






그의 고교 친구인 김윤석(서귀산과고 3학년)군은 "올해 1학기에 실습을 나가지 전에 이 군을 만난 적이 있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고 기억했다.

김나연(제주사대부고 1학년)양은 "현장 실습생을 직장인처럼 야근을 시키고 아픈데도 회사에 나오라고 하고 그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사건 제주공동대책위원회 등의 주장에 따르면 이군은 현장실습생이나 내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

현장실습 표준계약서는 현장실습 시간을 하루 7시간 이내로 제한하지만 그는 하루 11∼12시간 일을 하기도 했다.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야근이나 주말 근무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만둔 직원을 대신해 기계 하나를 홀로 전담하기도 하는 등 과중한 노동강도를 견뎌야 했다.

사고가 난 지난 9일 현장 폐쇄회로(CC) TV에는 제품 적재기 콘베이너 롤로 주변을 혼자서 분주히 살피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다가 기계에 이상이 생기자 혼자서 기계 문제를 확인하려고 다가섰다 프레스에 짓눌려 숨지고 말았다.

현장에는 위험한 기계에 다가서는 것을 막는 울타리나 안전시설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은 지난 9월에도 기계를 점검하다가 떨어지는 사고로 갈비뼈 부분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위험한 현장에 홀로 투입됐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전교조 제주지부, 참교육제주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제는 'THE SADDEST BIRTHDAY'(가장 슬픈 생일)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현장실습 제도의 폐해를 비판하는 손팻말 시위와 추모 리본 달기 등의 행사가 마련됐다.

또 회사와 교육 당국에 대한 규탄 발언, 추모 공연, 자유 발언, 추모 글 및 국화 남기기, '천개의 바람이 되어' 추모노래 부르기 등이 열렸다.

이군은 지난 9일 제주시 모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기계에 깔려 중상을 입고 열흘간 병원 치료를 받다가 19일 숨졌다.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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