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리스 창법 선구자·재즈 계관시인…"가장 중요한 재즈 보컬 사라져" 애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연숙 기자 = '스캣의 대가'로 불린 전설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존 헨드릭스가 96세로 타계했다.
그의 딸 아리아 헨드릭스는 부친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에 23일 밝혔다.
존 헨드릭스는 가사 없이 음을 흥얼거리는 창법인 '스캣(scat)'의 대가로 불린다. 악기 파트를 목소리로 노래하는 '보컬리스(vocalese)' 창법의 선구자로도 추앙받고 있다.
그래미상 재즈 부문 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고 '재즈의 계관시인', '자이브의 제임스 조이스'라는 영예로운 별명도 가졌다.
1921년 오하이오주 뉴어크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헨드릭스는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자랐다.
7살부터 성가대에서 노래했고, 10살 땐 이미 지역 유명인사였다고 한다.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 유명 피아니스트 아트 테이텀과 함께 노래했고 이후 나이트클럽에서 2년간 아마추어 쇼 무대에 올랐다.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한 후 1950년에 변호사가 됐지만, 밤에는 작은 클럽에서 노래했다. 이때 비밥의 창시자이자 전설의 색소포니스트인 찰리 파커를 만났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재즈의 도시 뉴욕으로 향했다.
특히 1956년 데이브 램버트와 애니 로스와 함께 보컬 트리오 '헨드릭스, 램버트 앤드 로스'를 결성, 명성을 얻었다.
음악 잡지 '멜로디 메이커'는 이들을 '세계 최고 보컬 그룹'이라 불렀고, 앨범 '하이 플라잉'으로 그래미상도 받았다.
이들이 녹음을 시작한 지 거의 반세기가 지났지만 명성은 여전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헨드릭스는 1962년 트리오를 해체한 뒤에는 솔로 보컬의 길을 걸었다. 솔로 앨범을 여러 장 발표하고 재즈 비평가로도 활동했다.
뉴욕에 거주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공연했던 그는 2000년에 털리도로 돌아와 대학에서 재즈 역사와 보컬 등을 가르쳤다.
재즈 뮤지션들은 헨드릭스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재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보컬리스트 중 한 명이 사라졌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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