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포용 주장한 슬로베니아 총리 탄핵위기 직면

입력 2017-11-24 09:47  

난민포용 주장한 슬로베니아 총리 탄핵위기 직면

야당 "외국인 우선시하는 반국가적 정치인" 비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슬로베니아 총리가 강제추방될 처지에 놓인 시리아 난민을 지지했다가 탄핵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동유럽 국가에 있는 소수의 진보적 지도자 중 한 명인 미로 체라르 슬로베니아 총리는 최근 슬로베니아 정부와 법원에서 망명을 거부당한 시리아 난민 아마드 샤마에에 대한 강제추방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 야당인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체라르 총리가 독립적인 사법부의 판단에 개입해 헌법을 위배했다며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다.

야당이 탄핵안 발의에 성공할 경우 체라르 총리는 의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파면될 수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정부 소식통들은 체라르 총리가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어 탄핵안을 부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이 된 시리아 난민 샤미에는 다른 난민들처럼 그리스와 서유럽을 잇는 발칸 루트를 따라 크로아티아를 거쳐 2016년 슬로베니아까지 들어왔다.

샤미에는 슬로베니아어를 배우고 다른 난민들을 돕기 위해 워크숍도 여는 등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유명 인사가 됐다.

앞서 크로아티아에서 난민 자격으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던 그는 슬로베니아에서도 난민 망명 신청을 했지만 거부됐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도착한 곳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한다는 더블린 조약 때문이었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그에게 크로아티아로 돌아가라고 했다.

슬로베니아 법원과 유럽재판소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애초 이달 14일 크로아티아로 강제 송환될 처지였지만 인권단체와 지역사회 주민, 정치인들이 나서 체라르 총리에게 강제추방 대신 대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이에 체라르 총리는 샤미에가 난민 자격으로 체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슬로베니아에서는 내년 6월 총선이 예정돼 있지만, 이번 논란으로 탄핵까지 거론되면서 조기 총선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탄핵을 추진하는 야당 SDS를 이끄는 야네즈 얀샤 전 총리는 앞서 체라르 총리가 외국인을 더 우선시하는 '반(反) 슬로베니아' 정치인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대다수 동유럽 국가들은 난민 재배치를 위한 유럽연합(EU)의 난민 강제 할당정책에 반대하고 있지만, 슬로베니아는 자국에 할당된 인원 외에 335명을 받아들였다.

체라르 총리는 30일 이내에 야당이 제시한 탄핵 사유에 대해 소명해야 하며 이후 의회 표결에서는 3분의 2의 지지가 있어야 탄핵안이 통과된다.

슬로베니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에서 독립한 이래 3차례 탄핵안이 제출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

슬로베니아는 구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했던 나라 중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로 2015년 난민 사태가 벌어졌을 때 발칸 루트인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의 종착지 중 한 곳이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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