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레바논 등 지역 불안의 주범은 사우디아라비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봉쇄에 맞서 대서방 외교전을 강화하고 있는 카타르가 '중동 테러의 온상은 독재'라고 사우디를 겨냥했다.
모하마드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외교장관은 23일 런던에서 열린 대테러회의에서 중동의 테러리즘은 독재적 통치자와 인권 결여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카타르가 대테러투쟁에서 '충동적이고 위기를 조장하는' 사우디보다 훨씬 더 믿음직한 서방의 동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카타르가 정치·경제·안보 정책을 통해 극단주의의 기반인 불의와 권위주의를 퇴치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알타니 장관은 사우디가 지역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이전의 위기를 덮기 위해 새로운 위기를 조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멘과 레바논, 그리고 자국에 대한 봉쇄 등 사우디의 행동을 지적하면서 "그들의 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가? 한결같이 지역의 안정에 반대의 결과를 빚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타르 역시 사우디 등과 마찬가지로 왕가에 의해 통치되고 있으며 도하에 본부를 둔 아랍권 방송매체 알-자지라는 주재국보다 다른 아랍국들을 비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은 최근 카타르가 오는 2019년 국정협의체인 45인 '슈라' 구성을 위한 선거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라 구성을 위한 선거는 앞서 3차례나 연기됐으나 오는 2022년 자국에서 개최하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내외의 압력과 사우디와의 분쟁에서 여론전을 고려해 또다시 연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법을 수정해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카타르는 영국과 협력하에 국제 대테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며 이는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사우디가 출범시킨 대테러 기구와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카타르는 이 센터를 통해 안보조치뿐 아니라 테러리즘의 온상이 되는 사회, 정치적 요인 해소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알타니 장관은 앞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사우디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리더쉽을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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