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철 울산시의원 발의…대곡천암각화군 보존관리 조례 제정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의 국보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은 문화 학술적 가치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잘 보존해야 합니다."
울산 시민들이 뿌듯해하며 자랑하는 국보 2개 있는데, 특이하게도 모두 바위에 그림을 새긴 암각화(巖刻畵)다.
바위 위나 큰 절벽, 동굴 안 벽면 등에 사물이나 기호를 쪼기, 새기기, 칠하기 등의 기법으로 그린 그림을 바위 그림, 즉 암각화라고 한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1971년 발견),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의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1970년 발견)이 바로 그것이다.
울주군에 따르면 반구대 암각화의 반구대(盤龜臺)는 언양읍 대곡리의 사연호 끝머리에 층을 이룬 바위 모양이 마치 거북이 넙죽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반구산(265m)의 끝자락이 뻗어내려 우뚝 멎은 곳에 테라스처럼 층층이 쌓인 점판암으로 형성된 기암절벽이 솟아있고, 돌 틈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그 아래를 굽이쳐 흐르는 대곡천(大谷川)의 맑은 물이 절묘하게 뒤섞여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연출한다고 한다.
고려말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이 언양에 유배됐을 때 반구대를 자주 찾아 천혜의 절경을 즐기며 귀양살이의 괴로움을 달랬다 해 '포은대(圃隱臺)'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와 상어, 거북 등 바다 동물과 사슴, 호랑이, 산양 등 육지동물, 사람이 작살로 고래를 잡거나 활을 들고 사슴을 쫓는 모습 등 300여 점의 회화가 새겨있다.
특히 고래 그림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포경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울산에 고래가 많았음을 추정케 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1995년 국보로 지정됐지만, 1965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으로 인해 물에 잠겼다가 노출되며 훼손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마땅한 보존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천전리 각석이 있는 바위는 상부에 사슴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동물과 다양한 기하무늬가 있고, 밑에는 여러 명문(銘文)과 인물, 동물상 등이 있다.
위쪽 마름모꼴 무늬, 굽은 무늬, 둥근 무늬, 우렁이 무늬, 사슴, 물고기, 새, 뱀, 사람 얼굴 상 등은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풍요의식과 관련된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래쪽 기마행렬, 배의 항해 모습, 용, 말, 사슴 그림, 300여 자의 명문은 삼국과 통일신라 시대 사람들이 남긴 것으로, 신라사람들이 삼국시대 이래 이곳을 성지로 여겼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게 울주군의 설명이다.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울산의 국보를 세계유산에 등재하고 보존·관리를 지원하는 조례가 이들 암각화군이 발견되지 48년 만에 제정됐다.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지원 및 보존·관리에 관한 조례를 발의한 임현철 울산시의원은 26일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울산의 대곡천 암각화군의 세계유산 등재 지원과 보존·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세계 속에서 빛나는 기록문화유산을 영구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조례 제정 이유를 밝혔다.
조례는 대곡천 암각화군의 우수한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행정 지원을 하고, 시장이 미래세대에 문화유산 가치를 온전히 계승하기 위해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노력하도록 명시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힘을 모을 세계유산등재지원위원회를 설치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는 행정기관만의 주도가 아닌 시민의 참여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원회에는 학술조사·연구분과, 교육·홍보·활용 분과, 지역사회협력 분과, 국제협력 분과 등 4개의 분과위원회를 둬 세부적인 업무 접근으로 효율적인 기능을 하도록 했다.
임 의원은 "대곡천 암각화군의 세계유산 등재, 보전·관리를 위해 시민들의 역할도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조례안 전문은 울산시의회 (http://www.council.ulsan.kr/Korean/main.html) 의안정보 상세검색에서 찾아볼 수 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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