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히 면접준비"…포항 고3 지진 불안·수능 압박 벗어나 활기

입력 2017-11-24 14:07  

"차분히 면접준비"…포항 고3 지진 불안·수능 압박 벗어나 활기

가채점·영화 감상 등으로 시간 보내…"수능 끝나 너무 기분 좋아요"



(포항=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점수는 평소와 비슷하게 나온 것 같아요. 수능이 끝나 너무 기분 좋습니다."

지난 1주일 동안 지진 불안감과 수능 압박감을 한꺼번에 겪은 경북 포항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24일 오전 포항 시내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전날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가채점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교실 안 불을 끄고 영화를 함께 보거나 친구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도 보였다.

자율형사립학교인 포항제철고등학교에서는 가채점 결과 인문·자연계열 최고 점수가 모두 292점(영어 제외)으로 나타났다.

포항고등학교는 인문계열 최고 점수가 289점, 자연계열은 284점이다고 한다.

이 학교 인문계열 최고 점수를 기록한 정연규 학생은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된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며 "시험을 앞두고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규모 5.4 지진으로 집 안방, 화장실 등에 금이 간 피해를 본 포항고 이도진 학생은 "지진 당시 가족이 할머니 집으로 피신했다"며 "오전에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서는 책을 볼 수 없었으나 성적은 만족할 만큼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포항여고 학생들은 이날 학교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도 했다.


포항 고3 학생들은 수능 시험에서 해방되자 지진 발생에 걱정도 다소 줄어든 모습처럼 보였다.

이모(18) 양은 "시험 때문에 신경이 많이 예민해 규모가 작은 지진에도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한 것 같다"며 "이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면접 등을 준비할 생각이다"고 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별 수능 가채점 결과 집계는 다음 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며 "지난 1주일간 많이 고생한 수험생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른 뒤 남은 대입 준비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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