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명가 재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한 숨은 공신들이 있다.
세터 황동일과 레프트 류윤식이다.
이들은 2014년 1월 트레이드로 삼성화재로 팀을 옮긴 '이적 동기'다.
당시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에서 황동일, 류윤식을 받고 세터 강민웅, 센터 전진용을 보내는 2 대 2 트레이드를 했다.
이들이 더는 '이적생' 딱지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팀에 완벽히 녹아들자 삼성화재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조짐을 보인다.
2005년부터 8차례 V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른 삼성화재는 2014-2015시즌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고, 최근 두 시즌 동안 정규리그 3위, 4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화재는 지난 22일 KB손해보험전에서 8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폭발적인 공격포를 가동하는 타이스 덜 호스트와 박철우 '쌍포'와 비교하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황동일과 류윤식은 세트와 수비 등에서 팀을 탄탄하게 받치는 주역들이다.
황동일은 세터로서 장신인 191㎝ 키를 자랑하며 2008-2009시즌 입단 때부터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잠재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면서 우리캐피탈, LIG손해보험, 대한항공을 거쳐 삼성화재까지 여러 구단을 전전해야 했다.
삼성화재에 와서도 유광우라는 걸출한 세터에 가려 재능을 발전시키기 어려웠다. 황동일은 때때로 라이트 공격수로 나서는 등 어정쩡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2015년부터 2년간 군 복부를 마치고 돌아오고, 그 사이 유광우가 우리카드로 이적하면서 황동일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올 시즌 황동일은 주전 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24일 기준으로 유광우(세트당 평균 11.46개 성공)를 이어 세트 부문 2위(세트당 평균 10.53개 성공)를 달리고 있다.
큰 키를 활용해 때때로 허를 찌르는 공격포를 날리는 것은 덤이다.
황동일은 삼성화재가 자신의 '마지막 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에는 자신의 잠재력을 현실로 보여줘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뛰고 있다.
류윤식은 트레이드 당시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수석코치)의 은퇴로 헐거워진 리시브 라인을 보강해줄 자원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14-2015시즌 리시브 순위 6위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5-2016시즌에는 리시브 4위, 2016-2017시즌은 리시브 5위로 '수비형 레프트'로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은 다르다. 류윤식은 2017-2018시즌 리시브 1위를 달리고 있다.
세트당 디그와 리시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수비 부문에서도 1위다.
공격기여도 크다. 류윤식은 시간차공격 7위, 퀵오픈 8위, 블로킹 9위, 서브 10위 등 득점에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황동일, 류윤식 외에도 주포 타이스와 박철우, 최근 새 식구로 들어와 취약 포지션이던 센터 라인을 채워준 김규민과 박상하까지 힘을 보태는 것이 삼성화재가 재도약하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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