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후임자 주목, 일본은 연임?…대만·뉴질랜드도 교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내년 초 줄줄이 임기 만료를 맞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전세계가 긴축기조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은행 수장의 교체가 이들 국가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정책은 총재의 개인적 성향에 영향받지 않는다며 총재의 교체에도 이들 국가의 정책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먼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3월 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한은 총재의 연임은 법으로 금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연임 사례가 전무하고, 이 총재가 박근혜 전 정부 인사임을 고려할 때 그의 연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매파 성향인 이 총재가 한국의 기준 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까지 떨어뜨렸지만, 긍정적인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힘입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최장수 중앙은행 총재인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도 조만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저우 행장은 지난달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의 부대행사에서 은퇴 여부를 묻는 기자의 말에 "조만간"이라며 답하며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2002년부터 15년간 인민은행을 이끈 그는 중국은 물론 G20(주요 20개국)에서도 최장수 중앙은행 총재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후임이 누가 되든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부실 대출과 급증하는 부채를 억제해야 하는 인민은행 총재의 임무는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내년 4월 5년 임기가 끝난다.
현재로서는 그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구로다 총재는 이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은 꺼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비둘기파인 구로다가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더라도 매파 성향의 후임이 자리를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은행 총재를 뽑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펑화이난(彭淮南) 현 총재의 임기가 내년 2월 종료되는 가운데 양진룽 부총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진다.
지난 2013년 취임한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도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된다.
마르토와르도조 총재는 금융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추락했던 중앙은행의 명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그랜트 스펜서 임시 총재 체제로 운영 중인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내년 3월 새 총재를 뽑는다.
하지만 노동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가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을 중앙은행의 최우선 임무로 내세우고 있어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라지브 비스와스 수석이사는 "정책 지속성은 동북아 중앙은행 총재 리더십에 있어 최우선 요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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