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 할머니의 지갑서 나온 1천만원…"아이들을 위해"

입력 2017-11-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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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 할머니의 지갑서 나온 1천만원…"아이들을 위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병원도 안 가시고 교통비와 식비 외에 거의 돈을 안 쓰신 것 같습니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 90대 할머니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천만원을 기탁했다.


부산 동구에 사는 이소순(90) 할머니는 지난 23일 요양보호사를 통해 복지 담당 공무원을 애타게 찾았다.

직원들이 찾아오자 할머니는 해진 큰 지갑에서 꼬깃꼬깃 접힌 5만원권 지폐 뭉치를 꺼냈다. 5만원권 200장, 1천만원이었다.

이 할머니는 "여생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적지만 받아달라"고 돈을 건넸다.

담당 공무원은 고령인 할머니에게 치료비 등으로 돈을 쓰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할머니는 "꼭 전달해야 마음이 편하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자녀 없이 혼자 살아온 이 할머니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월 50만원 남짓의 보장 급여를 거의 쓰지 않고 모아 온 것 같다고 담당 공무원은 전했다.

할머니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할머니는 평소 즐겨 찾는 사찰에도 큰돈을 기부하고 생을 정리할 때 전세보증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하겠다는 뜻도 이미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 관계자는 24일 "할머니의 뜻에 따라 좋은 곳에 기탁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협의하겠다"며 "홀몸노인 무료 장례서비스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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