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보도 격 높여라"…시진핑 권력집중 제도화

입력 2017-11-25 10:56   수정 2017-11-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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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보도 격 높여라"…시진핑 권력집중 제도화

시주석 관련보도는 무제한…다른 상무위원 행사 기사는 1천자 이내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위를 높여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뉴스보도의 격을 달리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지난달 27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통과시킨 '8항규정 실시세칙'의 전문이 최근 중국의 정치블로거 '스페이커'(石扉客)의 웨이신(微信) 계정에 올라와 유포되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5일 보도했다.

30개조로 된 새 규정은 관영 신문과 방송이 시 주석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의 활동을 보도할 때 편집방향, 원고량, 리포트 시간 등 세부 지침을 일일이 명시하고 있다.

이는 2012년 12월 중국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 통과돼 공용차량, 접대, 연회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 인원 축소, 관사 축소 등을 규정한 8항 윤리규정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규정이다.

새 규정은 먼저 시 주석이 겸임하는 총서기 관련 보도의 품격이나 분량은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보다 높거나 길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참석해 전국적 의미와 중대 영향을 갖는 행사 외에는 관영 중국중앙(CC)TV는 생중계를 해서는 안되며 총서기를 뺀 다른 정치국 위원이 출석하는 행사에 현장 동시음을 내보내서도 안된다.

아울러 총서기 외에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이 출석하는 행사의 보도기사는 1천자를 넘어서는 안 되고 CCTV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 신원롄보(新聞聯播)의 리포트 시간도 2분을 넘으면 안 되도록 규정했다.

일반 정치국원의 활동행사에 대한 원고량은 500자로 제한되고 신원롄보는 아예 보도하지 못한다.

또 다른 상무위원의 연구시찰 활동을 취재하는 중앙매체 기자는 통상 5명을 넘어서는 안되며 지방매체 기자들은 취재할 수도 없도록 했다. 이 경우 신화통신 원고량도 1천자로, CCTV 신원롄보 리포트량은 3분으로 제한됐다.

세칙 중에는 총서기와 총리를 제외한 정치국 위원의 외국 방문에 대해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CCTV 신원롄보는 원고량 1천200자, 리포트 시간 3분을 넘지 않는 선에서 1차례만 종합 보도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 활동에 대해서는 별도의 취재기, 특별보도, 종합서술 등 형식의 보도도 허용치 않기로 했다.

이런 모든 규정에서 총서기인 시 주석 관련 보도는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에 대한 보도의 격과 분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시 주석 관련 보도와 그 위상을 상대적으로 높이자는 취지다.

블로거 스페이커는 "30개 조 가운데 뉴스보도에 관한 규정이 9개 조로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뉴스보도를 통해 나타나는 대외적 이미지를 중앙지도부가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간 공식활동이 있든 없든 CCTV 신원롄보의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해왔다. 인민일보는 지난달 새 지도부의 면모를 공개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가 끝나고 시 주석 개인 사진을 1면 3분의 1 크기로 실으면서 시진핑 1인 체제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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