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높은 성장에 환율까지 내리면 올해 달성도 불가능은 아냐
최소한 내년은 달성 전망…"숫자에 의미 둘 필요 없다" 지적도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한국 경제가 지난 3분기에 1.4%(전분기 대비)의 '깜짝 성장'을 기록하면서 정부 목표인 연간 3% 성장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이달부터 급격히 빨라진 원화 강세 흐름도 이어지고 있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천637조4천208억원이었다. 1인당 GDP는 2만7천500달러로 전년(2만7천100달러)보다 400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저성장의 영향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첫해인 올해는 작년과 상황이 달라졌다.
3분기의 고성장으로 정부의 목표치인 성장률 3.0%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성장률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달러로 표시되기에 원/달러 환율도 주요한 요소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성장률을 4.6%로 내다봤다.
이 전망을 그대로 따른다면 올해 GDP는 1천712조7천422억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평균 환율은 1,135원이었고, 통계청이 추정한 인구는 5천144만6천201명이었다.
이 수치로 GDP를 인구수와 평균 환율로 나누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천328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슬아슬하게 3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시나리오별로 가정해 보면 현재로서는 성장률보다는 환율 영향에 따라 3만 달러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이르려면 올해 경상성장률은 7.0%, 경제성장률은 5.4%를 달성해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수치다.
정부 전망대로 3.0%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되는 원/달러 환율은 1,109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시작한 급격한 원화 강세로 하락, 지난 24일 종가는 1,085.40원에 이르렀다.
만약 이러한 원화 강세가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고, 정부 전망보다 경제성장률이 올라간다면 3만 달러 달성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올해 달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내년 3만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2018년 및 중기 재정전망'에서 1인당 국민소득을 올해 2만9천332달러, 내년 3만1천58달러로 전망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0년대 초반까지 1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2006년 2만900달러로 2만 달러 벽을 돌파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에는 1만8천3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다시 반등해 2014년 2만7천800달러로 정점을 찍고서는 횡보하고 있을 뿐이다.
3만 달러 진입은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작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는 190개국 중 27개국뿐이었다.
하지만 3만 달러의 벽은 단지 숫자일 뿐이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환율에 의지한) 3만 달러가 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인천에서 열린 재단법인 여시재(與時齋)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3만 달러) 달성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위해 환율 저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달성되면 좋겠지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이 체감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질 높은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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