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소수 종파를 포용하는 방향의 선거법 개정에 반대해 3주째 수도 이슬라마바드 도로를 점거한 강경 이슬람 시위대를 경찰이 해산하려다 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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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현지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내무부는 전날 자히드 하미드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며 이달 초부터 이슬라마바드와 주변 도시 라왈핀디를 연결하는 파이자바드 교차로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벌인 테리크-에-라바이크 야 라술 알라(TLYRAP) 등 강경 이슬람주의 단체 해산을 시도했다.
당국은 경찰과 전경 등 8천500명을 동원해 최루탄과 고무 탄환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지만, 2천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히 저항해 이 같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내무부는 사망자 6명은 모두 시위 참가자지만 부상자 가운데에는 절반 이상이 경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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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충돌이 커지자 일단 해산 시도를 중단했으며 군 병력까지 추가 투입해 다시 해산을 시도할 방침이다.
TLYRAP 등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지난달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예언자 무함마드가 이슬람의 마지막 예언자임을 선서하지 않아도 되도록 선서 규정을 개정하자 이에 반발해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선거법 개정이 파키스탄 내 소수파인 아흐마디아 교도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이슬람 모독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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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펀자브에서 굴람 아흐마드(1835∼1908)가 창시한 아흐마디아교는 이슬람의 한 분파를 자처하지만, 무함마드 이후 이슬람 예언자는 없다고 보는 수니파 등 주류 이슬람과 달리 아흐마드를 무함마드 이후에 나타난 예언자로 인정하고 있어 1974년 파키스탄 헌법상 이슬람에서 배제돼 이단시됐다.
논란이 격화되자 하미드 장관은 개정법의 선서 규정이 바뀐 것은 단순한 기술적 실수였다면서 '무함마드가 마지막 예언자임'을 선서하도록 하는 선거법 재개정안을 상정해 의회에서 통과되도록 했지만, 시위대는 여전히 하미드 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도로 점거를 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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