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폐암 사망, 유방암 앞서…80~90년대 공격적 마케팅 반영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폐암으로 수술을 받거나 사망하는 여성 수가 급증하고 있으나 젊은 여성들의 흡연율은 떨어질 줄을 몰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주 정부 산하 암 관리 기구인 '캔서 오스트레일리아'(Cancer Australia) 최근 자료에 따르면 폐암으로 수술을 받는 여성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크게 늘고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일요판이 26일 보도했다.
폐암 수술을 받는 전체 여성들의 수는 2010년과 2015년 사이에 46.5%나 증가했다. 이는 남성의 증가율 30.5%를 웃돈다.
덩달아 폐암으로 사망하는 여성 수도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모두 3천716명이 사망, 10년 전보다 36.3%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들의 폐암 사망은 9.3% 증가에 그쳤다.
이로써 지난해 폐암은 유방암을 밀어내고 여성들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수술이나 사망자 급증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슬림'과 '라이트' 등을 앞세운 여성 상대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지목됐다.
이런 사정에도 18~24세 사이 젊은 여성의 흡연율은 2012년과 2015년 사이 14.8%에서 15.1%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연령층 남성 흡연율이 18.3%에서 12.8%로 많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함께 처음으로 이 연령층의 여성 흡연비율이 남성 흡연비율을 앞섰다. 또 여성들은 평균 16세에 처음 담배를 접하면서 남성보다 다소 일찍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젊은층 여성의 흡연은 소셜미디어상에서 담배 연기를 뿜어대는 모델이나 배우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빅토리아주 암협회의 세라 화이트 박사는 "광고들은 사라졌지만, 자신들의 소셜미디어에 담배 피우는 모습을 올려놓은 모델 카일리 제너와 같은 유명인들의 영향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젊은 사람은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담배를 피워도 아무 이상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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