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정우택, 차기 원내대표 선거일 놓고 '신경전'

입력 2017-11-26 16:34  

홍준표-정우택, 차기 원내대표 선거일 놓고 '신경전'

정우택 '내달 15일 선출' 발표하자 홍준표 '7일 선거' 추진

투톱, 원내대표 경선 맞물려 잇따른 현안 엇박자 노출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차기 원내사령탑 선거일정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새 원내대표를 내달 15일 선출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홍 대표는 원내대표 선출일정을 다음 달 7일로 일주일 가량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홍 대표 측은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일을 내달 7일로 공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규인 '원내대표 선출 규정'은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 총회에서 실시하며,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한다'고 정해 놓은 만큼 홍 대표는 이러한 당규에 근거해 '12월 7일'을 원내대표 선출일로 못 박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일 변경 사유로 현재 한국당 몫으로 돼있는 국회 운영위원장 문제의 원만한 처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운영위원장 선임은 본회의 표결사항인 만큼 정기국회 종료일(12월 9일) 이전에 차기 원내사령탑이 선출돼야 자당 몫인 국회 운영위원장 자리도 새 원내대표가 정기국회 기간에 자연스럽게 승계할 수 있고, 운영위원장직을 달라는 여당의 요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이런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받고 '원내 사안에 당 대표가 관여해선 안 된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관계자는 "물러나는 원내지도부가 의원들 의견을 물어 차기 원내대표 선거일을 정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라며 "의총에서 이미 내달 15일로 정했는데 당 대표가 권한을 내세워 일정을 변경하면 당내 분란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운영위원장 승계 문제도 정기국회 회기 종료 후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가능성이 큰 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정 원내대표 측 주장이다.

비단 원내대표 선거일정뿐만 아니라 홍 대표와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 간 신경전은 최근 다른 현안에서도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징계 문제와 관련해 이견을 보였고, 지난 24일 의총에서 당론으로 확정한 특수활동비(특활비) 특검의 세부 내용을 놓고서도 엇박자를 노출했다.

이를 두고 두 사람 간 신경전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와 맞물린 당내 권력지형 재편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다.

차기 원내대표와 관련해 현재 '친홍'(친홍준표)과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은 김성태 의원을, 친박계는 홍문종 의원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원내대표 선거결과에 따라 '친홍-복당파 연합'이 당내 주류로 확고히 올라설 수도 있고, 반대로 친박계가 이들 연합군을 견제할 모멘텀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 양측 모두 원내대표 선거일정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홍 대표 측은 "선거일을 앞당긴다고 현재 선거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는가.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고, 정 원내대표 측도 "내달 15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자는 것은 의원들의 총의를 따르자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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