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끝에 어렵사리 잔류 성공 "내년엔 더 단단한 팀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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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고인이 된 조진호 감독과 플레이오프까지는 가지 말자고 했는데…아쉽고 미안합니다."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과 연장전, 승부차기 접전 끝에 내년 클래식(1부리그) 잔류를 확정하고 '승장' 인터뷰를 하는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의 말문이 잠시 막혔다.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고(故) 조진호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로 옮기면서 상주 사령탑에 올라 올 시즌 잔류를 지휘했다. 오랜 기간 상주에서 코치 생활을 한 김 감독은 조 감독이 상주를 이끌 때도 수석코치로 보좌했다.
지난달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조 감독이 세상을 떠나면서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공교롭게도 부산과 '승격과 강등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터라 김 감독의 심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22일 원정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상주는 이날 전반 부산에 페널티킥 골을 내주고 연장전까지 어려운 승부를 펼친 끝에 승부차기에서 잔류를 결정지었다.
김 감독은 "부산에도 상무 출신 선수들이 있어서 그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면서 "승리해서 클래식에 살아남았지만 조 감독을 생각하며 마음이 무겁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년을 돌아보면 오늘은 좀 잔인한 승부였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면서 "(승부차기 실축한) 고경민 선수와 부산에 위로의 말을 전한다. 좋은 상대였고, 잘 싸웠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늘 시작 전부터 힘든 경기를 예상했고, 90분 안에 끝내면 좋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승부차기도 대비했다"면서 "심리적인 요인이 큰 만큼 자신 있게 하자고 얘기한 게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힘든 생존 경쟁을 이겨냈지만, 상주는 내년 시즌 다시 클래식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군 팀의 특성상 선수들의 입대와 전역으로 전력이 안정적이지 않은 건 고질적인 약점이다.
김 감독은 "올해 초보감독으로 많은 걸 느꼈다"면서 "올 시즌을 대비하면서는 처음 맡고 시간이 부족해 잘 준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동계훈련부터 착실히 준비해 단단한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선수들 면면을 보면 클래식에 있는 게 당연한데 선수들이 드나들다 보니 조직력과 컨디션 관리에서 어려움이 있다"면서 "안정적으로 팀을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상주에서 오래 코치 생활을 한 만큼 그는 군 팀을 바라보는 세간의 선입견에 대한 의견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군 팀이라는 이유로 실력까지 폄하되는 건 아쉽다. 군 팀이라 이기면 안 되고 클래식에 있으면 안 되고 그런 편견은 좋지 않다"면서 "경기는 경기니까 공정하게 평가받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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