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조정' 전망 엇갈려…"대출 막혀 꺾일 것" VS "공급도 줄어 안내릴 것"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정부가 신(新) DTI 등 대출규제 강화를 예고하는 가계부채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이번 주 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자 서울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27일 부동산 시장이 받을 '충격'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8·2 부동산 대책 등 잇따른 정부의 규제로 거래량이 급감하고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여기에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서울 강북권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의 투기과열지구에서 대출 한도를 60%에서 40%로 줄이는 등 대출을 까다롭게 하자 벌써 집을 안 사고 있지 않나"라며 "대출규제 강화로 확실히 큰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로 집을 살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돈으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출이 막히면 당장 매매가 잘 안된다"라며 "더욱이 최근에 매매가가 더 올라가면서 전세와 매매가의 간극이 더 벌어졌기 때문에 대출이 안 되면 매매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용산구 소재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손님이 거의 없다. 거래도 매달 한두건 했으면 '아주 잘했다'고 할 정도로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시장이 지금보다 더 거래절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중개업소 사장은 "가뜩이나 거래도 없고 문의도 뚝 끊겼는데 대출규제 강화에 금리 인상, 세금 강화까지 더해지면 시장이 꽁꽁 얼어붙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리 강남 자산가들이라고 해도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매수자들이 지금보다 조금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 위축'과 '거래절벽'에 대한 우려는 공통으로 나왔지만, 가격 조정 전망에 대해서는 "대출이 막혀 거래가 끊기면 가격이 꺾일 것", "수요가 줄었지만 공급이 더 많이 줄어 가격 상승세는 여전할 것" 등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8·2 대책에도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어가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소들 가운데서는 "대출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파구의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아파트는 각종 규제로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해 놓아서, 거래 가능한 물건이 하나 나오면 수요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여든다. 그러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중개업소 사장도 "반포 일대에 재건축 단지들은 아예 거래가 불가능하게 묶여 버렸고 일부 거래가 가능한 단지는 물건이 없는데 살 수 있는 매물이 있느냐고 계속 문의 전화가 온다"면서 "이 일대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은 자산가들이 많아서 대출 규제에도 영향을 덜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동의 중개업소 대표 역시 "그동안 대출규제 강화 등의 대책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이 일대 부동산 가격이 꺾이지 않았고, 가격이 실질적으로 올랐는데도 살 사람이 있어서 거래가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그는 "물건이 거의 안 나오는데 살 사람은 가끔 드문드문 생기다 보니 가격이 안 꺾이는 것"이라며 "그동안 (강남 집값 상승에) '백약이 무효'인 분위기가 이어져 왔는데 대출규제 강화 등에도 가격이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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