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목표가 하향…"낸드 다운사이클 시작…D램 내년 1분기까지 호황"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더 이상 '깜짝 실적'을 거둘 여지가 적다는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대장주'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5% 이상 떨어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2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 이후 코스피가 30%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120%가량 올랐다"며 "지금은 2018년에 들어서기 전 잠시 멈출 때"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이 영향으로 이날 삼성전자는 5.08% 하락한 263만2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6일(262만원) 이후 최저가다.
거래량은 전 거래일의 3배가 넘는 36만1천666주에 달했고, 매도 창구 상위에는 UBS,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다수 자리했다. 외국계는 이날 삼성전자의 주식 9만7천35주를 순매도했다.
션 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적과 경영 부분에서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한다"면서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중 60%가 반도체 부문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낸드플래시 시장이 하락과 D램 시장이 그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의 다운사이클은 이미 시작됐고 시장의 예상보다 가격하락 속도가 빠를 수 있다"며 " D램은 내년 1분기 정도까지 호황이 지속하고 2019∼2020년이 되면 공급과잉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16년 1월 0.7배에서 1.4배로 뛰었고 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수익이 크게 늘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이 같은 증가가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이 증가하면서 부품 가격 조정 압박이 있을 수 있으며 현재 마진이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내년에 메모리 부문의 이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경우 향후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모바일 시장은 가전제품과 함께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이지만, 스마트폰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더는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도 이날 2.35% 하락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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