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09 단속' 이후 인권변호사·가족 등 321명 강제 구금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방송 CNN이 2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은 인권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으로 인식되는 인권변호사, 활동가, 블로거, 예술가 등을 대대적으로 단속, 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재작년 시작된 '709 단속'이 대표적이다.
홍콩 내 중국 인권변호사 단체에 따르면 2015년 7월 9일을 시작으로 불과 1주일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이 대대적인 단속으로 감금됐다. 이 수치는 지난달 기준 321명에 달한다.
인권 변호사 쑤이 무칭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한밤중 사고로 그의 차가 긁혔다는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미국식 사법 시스템을 옹호하는 글을 쓴 교수 천 타이허 역시 그즈음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지만 6주 동안이나 붙들려있었다.
외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피터 달린은 2016년 1월 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려 했지만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렸다.
공안은 그가 왕유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웠다.
서로를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당시 가구가 거의 없고 창에 암막 커튼이 처진 방에서 24시간 형광등이 켜진 채 지냈다고 비밀감옥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이들에게는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을 사용할 때조차 감시를 당했다. 밤에는 사람들이 들이닥쳐 겁을 주기 일쑤였다.
달린은 "심문하는 사람들은 마치 나쁜 미국 영화가 생각나게 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 달 뒤 광저우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심문을 받았다는 쑤이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두지 않았다"며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면서 수면 부족에 고문 위협을 이겨내지 못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달린 역시 인질로 잡힌 여자친구에 대한 걱정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백'을 한 뒤 풀려났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24일 자로 팩스를 보내 "중국 사법 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한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이 중국 사법 주권과 사실을 존중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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