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 앞바다 패들링 대회 중 표류…잠수함이 위험 인지 다가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해상 스포츠 경기에 참가한 71살의 호주 남성이 거센 파도와 사투를 벌이다 잠수함에 구출되는 행운을 누려 화제다.
27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구호활동가 출신인 캔 딘햄은 호주 서부 퍼스 앞바다에서 지난 25일 열린 패들링(paddling) 대회인 '더 닥터'(The Doctor)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퍼스 앞 로트네스트 섬에서부터 소렌토 비치 간 27㎞ 거리를 노를 저어 가는 것으로, 베트남에서 지내는 딘햄은 퍼스에 사는 아들을 방문한 차에 이 대회에 나섰다.
20여 년 경력의 딘햄은 출발 후 11㎞ 지점, 그리고 퍼스 해안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시속 60㎞의 바람을 동반한 3m 높이의 거센 파도를 맞았다.
자신의 장비와 발목을 연결하는 레그 리쉬(Leg Leash)가 끊어지면서 그는 속수무책으로 바람 부는 대로 떠다니는 신세가 됐다. 비상용 신호탄을 터트리려 했지만, 불행히도 작동하지 않았다.
바람 때문에 경주로 밖으로 약 500m나 밀려왔고 파도가 높은 악천후 탓에 다른 사람이 자신을 찾기도 어려워 자칫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순간 딘햄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시커먼 커다란 물체가 바닷속에서 떠오르는 것을 봤고, 곧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딘햄은 순간적으로 '잠수함을 봤지만, 잠수함 쪽에서 나를 볼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지만, 잠수함의 승조원은 딘햄을 알아보고는 길을 바꿔 다가왔다.
딘햄은 "잠시 후 약 100m 떨어진 곳에 호주 해군과 구조용 보트가 와 있었으며 동시에 '괜찮습니까?'라는 소리가 들려왔다"며 "그런 행운을 믿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대회 주최 측이 경기 중 지속해서 선수들의 안전을 점검하지만, 딘햄으로서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자신의 부재가 알려질 수 있고 그때가 되면 이미 늦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던 터였다.
딘햄은 "나 스스로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며 아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잠수함과의 조우라는 기적을 신기해했다.
호주 언론은 딘햄을 구조한 잠수함이 퍼스 인근 가든 아일랜드 기지에 있는 6척의 콜린스급 잠수함 중 한 척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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