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극심한 주택난으로 집값이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홍콩이 지상 거주지 확보를 위해 지하동굴을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와이어드와 CNBC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1980년대 초부터 구릉 지역으로 연결되는 지하동굴을 건설하는 방안을 연구했으며 올해 종합적 실현 가능성 연구를 마치고 장기 개발을 위한 유망 동굴 48개를 지정했다.
홍콩 정부는 동굴 건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6건의 추가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달 국제터널협회(ITA)로부터 '올해 혁신적 지하 공간 개념상'을 수상했다.
동굴 크기는 0.1∼0.8제곱마일(0.26∼2.07㎢)에 달한다.
정부는 상·하수처리시설과 데이터센터, 급수장 등 대형 기반시설을 지하 동굴로 이전해 지상에 주거지를 위한 공간을 더 확보할 방침이다.
하수처리시설 한 곳은 설계 단계를 통과해 내년이나 2019년 초 건설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하동굴에 기록보관소, 석유·가스·와인 보관소, 주차장, 실험실, 체육시설, 도축장, 영안실, 화장터, 묘지 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세제곱피트(0.0283㎥)당 총 건축비가 320∼450달러(34만8천∼49만 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동차 12대용 주차장 건축비가 730만 달러(79억5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기반시설 이전용 동굴 개발을 검토하는 것은 거주지 건축이 가능한 지상 토지가 포화 상태여서 주택값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평균 주택가격은 180만 달러(19억6천만 원)에 달한다.
최근 고급 주거지역인 피크 지역에 있는 마운트 니컬슨 단지에서 아파트 한 채가 평당 6억6천만 원에 팔려 아시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토니 호 홍콩 토목공학·개발부 지질공학자는 홍콩 내 모든 도시 평지가 이미 건물이 들어선 지역이라며 지하 공간 자원을 잘 이용할 수 있으면 제약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