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연간 최대 50만건 추정"…9년간 거의 동일

입력 2017-11-28 07:00   수정 2017-11-2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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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연간 최대 50만건 추정"…9년간 거의 동일

낙태 온라인 검색량 '5월' 가장 많고, '12월' 최저

배재대·연세대, 소셜 빅데이터 활용한 연구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국내 연간 인공임신중절 수술(낙태) 건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낙태 건수가 줄어든 경향이 없는 만큼, 연간 최대 50만 건까지 낙태시술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명배 배재대학교 실버보건학과 교수는 연세대 원주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최근 9년간 네이버 빅데이터 포털 데이터 랩(DATA LAB)을 활용한 분석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연구결과는 보건행정학회지(Health Policy and Manage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낙태에 대한 검색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니 뚜렷한 증가 및 감소 추세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복지부가 2005년 인공임신중절 수술 실태조사 결과에서 발표한 34만2천 건이 현재까지도 별다른 변동사항 없이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는 복지부 입장과 상반되는 결론이다. 복지부는 낙태 건수가 2005년(34만2천 건)보다 2010년(16만8천 건)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명배 교수는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도 연평균 낙태수술 건수를 70~80만 건으로 추정하는 등 복지부 추산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대부분의 낙태수술이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재 국내 낙태수술 건수는 2005년 복지부 발표자료를 기초로 해도 연간 50만으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값 기본 분석 방법으로 월별 추세를 관찰했을 때 평균적으로 5월(50.5%)이 낙태에 대한 검색량이 가장 많았고, 6월(46%)·4월(46%)·3월(44.5%)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검색량이 적은 시기는 12월과 1월(32.25%)이었고, 9월(34.8%)도 검색량이 적은 편이었다.

박 교수는 "낙태에 대한 검색량은 12월말을 최저점으로 서서히 증가해 5월말에 최고점을 찍었고, 6월초부터 감소하는 추세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난히 낙태에 대한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사례가 4건이 있었는데 불법 낙태수술 병원 3곳 적발(2010년 2월), 임신한 여고생 낙태수술 중 사망(2012년 11월) 등 사회적으로 낙태 문제가 큰 이슈가 됐을 때 이런 경향이 관찰됐다. 그 외 다른 연도의 월별 추세는 매년 비슷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낙태를 비롯해 자살·흡연·음주와 같은 공중보건학적 문제는 응답자들이 거짓 답변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대면 및 전화 설문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설문조사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진은 구글 등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소셜 빅데이터(social big-data) 분석 기법을 이용했다. 이 기법은 인터넷·소셜네트워크(SNS)·유튜브 등에서 검색된 단어 및 메시지 내용과 같은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유용하게 변환해 분석하는 방식을 뜻한다.

연구진은 정확한 실태조사 촉구 및 낙태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에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청소년은 임신으로 인한 낙태율이 상당히 높아 매우 적극적인 예방전략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낙태수술이 임신 12주 미만에 시행되므로 3월과 5월 사이에 집중적인 피임 교육과 낙태 예방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는 "낙태 예방은 여성만이 아닌 남성도 함께 교육받고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낙태법 폐지에는 찬반 의견이 엇갈릴 수 있으나, 낙태수술 자체에는 모두가 반대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한 낙태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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